- 무기명주식 양도 쉬운것도 한몫
중미 소국 파나마는 이전부터 '돈세탁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국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파나마의 금융 부패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부터 사실상 파나마 실권을 장악한 군 출신 정치가 마누엘 노리에가는 당시 세계 최대 마약조직이던 콜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리에가 집권기에 파나마에 마약 거래와 돈세탁이 팽배했던 탓에 당시 상원의원이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파나마의 정치를 '마약 부패정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노리에가 축출 이후 파나마 정부는 부패를 뿌리 뽑고 돈세탁 천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애썼으나, 노력은 미흡했고 성과도 더뎠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0년 세계은행이 대형 부패 사건을 묶어 펴낸 자료에서 파나마 국적의 연루 기업이 미국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다음으로 많았다. 파나마는 또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파나마의 무기명 주식 관련 규정이 느슨한 것도 돈세탁을 용이하게 하는 요인이다. 무기명 주식은 주주명부나 주권에 주주의 성명이 명시되지 않은 주식으로, 손쉽게 양도가 가능해 검은돈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파나마는 지난해 12월에야 무기명 주식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파나마가 세계 각국의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면서 금융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졌다. FT는 이러한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 스캔들은 파나마가 국제사회의 투명성 압력에 얼마나 저항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