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수배 용의자 1명 검거 오보

- IS "우리 형제들 위대함 보여줘"

- 총 31명 숨지고 260여 명 부상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형제가 자살폭탄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23일 벨기에 당국이 밝혔다.

벨기에 RTBF 방송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브뤼셀 공항 자폭 테러범은 브뤼셀에 거주하는 벨기에 국적의 칼리드(27)·브라힘(30) 엘 바크라위 형제라고 보도했다. 이들 형제는 벨기에 경찰에 범죄요주의 인물로 파악돼 있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칼리드 엘바크라위는 지난 15일 벨기에 경찰이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을 수색하다가 총격전을 벌인 브뤼셀 남부 아파트를 렌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압데슬람은 지난 18일 브뤼셀에서 체포돼 벨기에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압데슬람 체포 후 그와 관련이 있는 엘바크라위 형제를 추적해왔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서도 압데슬람 형제가 자살 폭탄 테러를 기도했다. 그의 큰형인 이브라힘은 파리 테러 현장인 바타클랑 극장에서 자폭했고, 압데슬람은 마지막 순간에 자폭을 포기하고 도주했다. 그는 파리 테러 주범 9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4개월 넘게 도피생활을 해왔다.

이번에 자폭한 엘바크라위 형제와 함께 공항 CCTV에 찍힌 또다른 용의자 나짐 라크라위(24)가 검거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라크라위는 벨기에 수사당국이 압데슬람을 체포한 후 공개수배 중이던 파리 테러 '폭탄조끼 제조범'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브뤼셀 테러를 수사하는 프레데릭 판 레이우 검사는 엘바크라위 형제 외 브뤼셀 공항에서 달아난 세 번째 용의자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째 용의자가 누구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여전히 용의자를 추적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또 경찰당국은 파리 테러 당시 압데슬람 형제를 차로 태워준 모하메드 아브리니(30) 등 파리 테러의 잔당들이 이번 브뤼셀 테러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브뤼셀 자벤텀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세 건의 폭탄테러로 모두 31명이 숨지고 26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IS는 이날 밤 인터넷을 통한 성명에서 "우리 형제들이 (벨기에) 자벤텀 공항과 브뤼셀 지하철역에서 자폭 벨트를 폭파해 IS의 위대함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IS에 대적하는 모든 국가에 이와 같은 결과로 답했다"면서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알라의 허락 아래 결과는 참혹하고 끔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파리 테러와 관련해 지금까지 6개국에서 체포된 18명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유럽은 이제 IS가 상시적으로 가공할 공격을 할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IS의 이번 브뤼셀 테러는 4개월 전 공연장과 축구장 등 소프트 타깃 여러 곳을 거의 동시에 타격한 파리 테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형제가 함께 테러를 저지른 것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비롯해 지난해 1월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지른 범인은 사이드·셰리프 쿠아치 형제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