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입법기관, 경찰조직 등

- 언어권별로 나눠져 치안 허술

이번 테러로 벨기에의 취약한 안보 역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벨기에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주목을 받은 데다 유럽연합(EU) 수도의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대테러 역량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구 1100만 명인 벨기에의 정보기관 인력은 600명가량으로, 인구 1700만 명에 IS 가담자도 벨기에보다 적은 이웃 네덜란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테러 기술도 취약한 실정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벨기에의 대테러 능력을 '어린애 수준'이라고 혹평할 정도다.

복잡한 사회구조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벨기에는 크게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롱,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역으로 나뉘고 동부에 독일어권 지역과 브뤼셀 수도권특별지역(이중언어권)이 있다. 지역·언어권별로 6개 의회와 193개 경찰조직 등 입법·행정조직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수도권특별지역만 해도 치안을 자치시장 19명, 정보기관 2곳, 경찰서 6곳이 나누어 맡고 있어 일사불란한 대응이 어렵다.

이처럼 벨기에의 분열된 분위기가 지하디스트가 뿌리를 내릴 여건을 조성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비판했다. 벨기에는 언어권별로 의석이 배분되는데 정당 수는 많아 총선 때마다 연립정부 구성이 쉽지 않다. 2010년 총선 직후에도 연정 구성에 실패해 541일이라는 세계 최장기 무정부 상태를 기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벨기에 경찰력과 시 정부의 분산, 공공부문의 부패와 족벌주의 등이 극단주의 확산에 토양을 마련했다"며 "극단주의를 키우는 일부 지역의 빈곤에 대처하지 못했고, 대테러 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연락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