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풍자 만평으로 지난해 1월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1주기 특집호 표지에 '총을 멘 신'의 그림을 실었다고 AFP 통신과 일간 르 피가로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표지 속 신을 상징하는 이 남성은 턱수염을 가득 기른 모습으로 등에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메고 있다. 이 소총은 지난해 1월 7일 파리에서 샤를리 에브도를 상대로 테러 공격을 가한 사이드와 셰리프 쿠아치 형제 등이 사용한 무기로 테러범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총기로 알려졌다.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는 신의 어깨 위에는 '1년 후, 암살은 일상에 존재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표지는 리스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만화가 로랑 수리소가 그렸다. 1년 전 테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수리소 편집장은 이번 호에 분노에 찬 사설도 실었다. 그는 사설에서 "쿠란(이슬람 경전)에 미쳐 이성을 잃은 사람들과 그와 같은 다른 종교인들은 우리 잡지가 '감히 종교를 비웃었다'는 이유로 종말을 맞이하기를 원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특집호 100만 부는 1주기를 하루 앞둔 오는 6일부터 가판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수만 부는 해외에 배송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쿠아치 형제는 지난해 1월 7일 샤를리 에브도가 과거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를 만평의 소재로 삼은 데 대한 보복이라며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총기를 난사해 편집장 등 12명의 희생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