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대통령 등 고객 삼은 '전설'의 포주 마담 클로드, 세상 떠나다

"사람들이 언제나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은 두 가지다. 그것은 음식과 섹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영화배우 말런 브랜도 등 세계 유명인사들이 '조심스레' 들락거렸던 프랑스 고급 매춘업소를 운영한 마담 클로드가 향년 92세로 22일(현시지간) 숨졌다.

마담 클로드(본명 페르낭드 그뤼데)는 지중해의 휴양지 니스에서 오랜 입원 생활을 하다 생을 마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파리 샹젤리제 근처에서 운영하던 마담 클로드의 비밀 윤락업소는 1960년대 전성기 때는 하룻밤에 수천 달러를 줘야 하는 고급 윤락녀를 500명이나 고용할 정도로 잘 나갔다. 마담 클로드는 한 번도 고객의 이름을 밝힌 적이 없으나,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명단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과 배우 말론 블랜도가 드러났다.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팔레비 전 이란 국왕도 명단에 있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마담 클로드에게 "재키(영부인)와 닮았지만 '뜨거운'(hot) 여자를 요구했다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1960년대 말 베트남전 해결을 위해 파리에서 평화회담이 열릴 당시 요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클로드를 통해 윤락녀를 고용했다.

클로드 캉세 전 파리 시경국장은 "많은 국가 기밀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전설과 같은 인물이었다"며 고인을 평가했다. 캉세 전 국장은 마담 클로드가 경찰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줬고, 그 대가로 경찰의 보호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1977년 영화 '마담 클로드'(Madame Claude)에서 마담 클로드 배역을 맡아 그와 함께 지낸 적이 있는 프랑스 여배우 프랑수아 파비앙은 그에 대해 "'팜므 테리블'(끔찍스러운 여자)였다"며 "남자와 여자 모두를 멸시했다"고 말했다.

파비앙의 평가에 따르면 마담 클로드는 마치 '미국 남부 농장'에서 노예를 부리던 주인 같았다. 매춘업소에 여성이 들어오면 꾸미는 비용을 자신이 먼저 내준 뒤 이를 빚으로 삼아 매춘을 계속하도록 옭아맸다. 파비앙은 "섹스 노예 계약이다"고 비난했다.

젊은 시절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마담 클로드의 삶은 잘 나갔던 매춘업소처럼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0년대 중반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도피했으며, 1980년대에 프랑스 파리로 귀국했으나 감옥 신세를 져야 했다. 1992년에는 매춘 알선 혐의로 기소됐다. 말년에는 프랑스 남부 니스의 소형 아파트에서 지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