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 외에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도 경제·정치 불안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175%인 그리스는 세계에서 외채 부담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힌다. 그리스의 외채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디폴트 문제가 그리스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신평사들은 그리스보다 우크라이나를 더 위험한 채무국으로 꼽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채권국들과 150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 규모의 채무면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기획하는 400억 달러(약 43조7000억 원)구제금융 계획의 일부다.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저유가에 경제가 흔들렸다. FT는 "베네수엘라가 채무 상환을 위해 금을 담보로 현금을 조달했다는 소식에 국채 가격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 헤지펀드들의 빚을 갚지 않으면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도 할 수 없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면서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다. 이밖에 카리브해 섬나라인 그레나다와 푸에르토리코 등도 경제 위기에 디폴트 위험군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