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수 건물 취약 큰 피해 우려

- 우리정부 신속대응팀 다시 파견

네팔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12일 다시 발생, 이날 밤 11시(한국시간)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981명이 다친 것으로 우선 집계됐다. 네팔 당국이 피해상황 파악에 돌입한 가운데 인접국인 인도와 중국에서도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상당수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50분(한국시간 오후 4시05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76㎞ 떨어진 코다리 지역 인근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 산과 중국 티베트 국경과 가까운 곳이다. 진원의 깊이는 19㎞였다. 이번 지진은 지난달 25일 규모 7.8의 강진이 난 뒤 17일 만이다. 지진 직후 규모 5∼6에 이르는 수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강력한 진동이 감지됐으며 지진 직후 주민들이 대거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와 대피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통신 두절 등으로 아직 피해 상황 파악이 다 이뤄지지 않았지만, 네팔 내무부는 이번 추가 지진으로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98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강진으로 기반이 취약해진 건물이 이번 지진에 상당수 무너진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상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팔과 국경을 접한 인도 동북부 비하르주에서도 15세 이하 소녀 3명이 집이 무너져 사망했다고 주 당국이 밝혔으며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도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인도 북부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뉴델리는 지진 이후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1명의 중상자가 발생했으며 진앙에서 북서쪽으로 22㎞ 떨어진 중국 장무(樟木)에서는 전력공급 중단, 통신 중단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트리부반공항이 지진 직후 몇시간 동안 폐쇄됐다가 운영을 재개했다. 공항은 앞서 11일에도 활주로 이상으로 1시간가량 폐쇄된 바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여진의 공포로 인해 집을 떠나 야외 생활을 하던 네팔 주민들은 또다시 찾아온 이번 강진을 맞아 공포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 역력했다. 카트만두에 있는 유니세프 직원 로즈 폴리 씨는 "진동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에 배를 띄워놓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카트만두의 한 시민은 "네팔이 이번에 완전히 파괴될 것 같다"며 고함을 지르는 등 반복된 지진 악몽에 제정신을 잃은 듯한 사람들도 많았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직원 한정희 씨는 "외곽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하러 차를 타고 가던 중 큰 진동을 느끼고 다시 돌아왔다"면서 "카트만두 인근에서는 추가로 붕괴한 건물이 많아보이지는 않지만 외곽 박타푸르 지역에서 건물 한 채가 새로 무너진 것을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지진으로는 지금까지 네팔에서 8150명이 숨지고 1만786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2차 강진과 관련,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이지만 늦은 오후까지는 피해 상황이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현지 체류 우리 국민과 여행객의 피해현황 파악 등을 위해 신속대응팀 3명을 13일 네팔에 재파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