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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의 예멘 공습으로 파괴된 사나공항 인근 주택 잔해에서 발견된 아이를 사람들이 급하게 옮기고 있다. 이날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들이 시아파 반군 후티를 저지하기 위한 군사 개입에 나섬에 따라 예멘이 중동의 새로운 '화약고'로 떠올랐다. AP 연합뉴스 |
- 후티 배후로 '숙적' 이란 지목
- 수니파 왕정-시아파 확전 우려
- 정부, 교민 34명에 철수 권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가 26일(현지시간)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전격 개시했다.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을 중심으로 후티를 저지하기 위한 군사 개입에 나섬에 따라 예멘 사태가 중동 전체의 싸움으로 확산할 공산이 더욱 커졌다. 특히 후티 배후로 사우디의 숙적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지목되면서 예멘에서 사우디와 이란 간의 대리전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사우디가 이번 작전에 전투기 100대를 동원했고 지상군 15만 명도 파병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공습에 동참한 국가는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이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전투기 여러 대가 수도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북부 알다일라미 공군기지를 폭격, 활주로를 파괴했다. 이와 함께 2012년 물러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의 편에 선 정부군이 통제하는 사나 남부 무기고도 공습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후티와 전략적으로 협력관계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전날 미국에 예멘에 대한 군사개입에 대해 사전에 고위급 통로를 통해 문의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지난달 6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현재 반대세력의 중심지인 남부도시 아덴까지 위협하고 있다. 외신들은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25일 후티가 아덴과 가까운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아덴 대통령궁 단지를 폭격하자 국외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걸프국의 공습으로 예멘은 현재 중동의 새로운 '화약고'가 됐다. 이날 공습은 단순히 반군을 토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동 전체로 군사적 충돌이 확전할 조건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사우디 등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은 종파·정치적으로 '앙숙'인 이란을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사우디는 남쪽으로 예멘과 국경을 길게 맞댄 터라 예멘의 정정 불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특히 예멘이 후티의 손에 넘어가면 이곳은 자연스럽게 걸프지역에서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정치·군사적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중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갈등에서 이란은 빠지지 않고 주요 행위자로 등장한다. 이란은 이미 이라크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깊숙이 개입해 있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아파 정권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꺼내든 군사개입 카드는 걸프지역에 지금까지와 다른 수준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현재 예멘에 한국 교민 34명이 체류 중이라고 예멘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들의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되도록 예멘을 떠날 것을 권고중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