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의 풍부한 원유를 지렛대삼아 러시아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사우디 관리들의 말을 빌려 사우디가 이를 위해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 측과 여러 차례 만나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사우디의 이런 움직임은 자국이 원유감산을 통해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사우디가 현재의 감산불가 방침을 바꿔 유가를 끌어올리면 줄어드는 원유수입으로 재정압박을 받는 러시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대가로 알아사드에 대한 지지 철회를 러시아로부터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제재에 따른 어려움마저 겪는 러시아의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사우디로서는 전세계 원유매장량의 20%를 차지하는데다 그동안 벌어들인 엄청난 수입으로 다른 어떤 산유국보다 유가하락세에 따른 충격을 더 잘 견딜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외부압력에 굴복하기보다는 차라리 경제적 수난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여기에다 러시아가 여전히 중동정치의 중요 행위자로 활동하길 원한다. 이 때문에 사우디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 셈이다.
러시아는 최근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내전종결을 위한 예비회담을 중재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작년 11월 자국을 방문한 사우디 왕자 겸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살과 회동한 뒤 "국제 원유시장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사우디 의도에 쐐기를 박았다.
러시아 전문가인 엥겔라 스텐트 조지타운대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알아사드 지지 철회에 합의한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가 될 것"라면서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중동 전문가인 그레고리 고세 Ⅲ 텍사스A&M대 교수도 "결국 사우디 지렛대의 작동은 러시아가 줄어드는 원유수입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알아사드 대통령을 저버리더라도 이란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원조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사우디 노력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