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최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파리 연쇄 테러는 이민자 통합 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인정하면서 차별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발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신년 연설에서 "최근 자생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로 프랑스에 지리적·사회적·인종적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문제가 드러났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몰려 사는) 교외를 무시하면서 이들 지역이 빈민가로 변해 왔다"면서 "교외의 증오와 반유대주의, 인종주의와 싸우는 것이 우선 과제이며 그들이 이등 시민이라는 끔찍한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불평등과 싸우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가난한 백인과 흑인 북아프리카 이주민의 자손들이 모여 사는 프랑스 대도시 주변 교외 주민을 주류 사회에 통합하는데 프랑스 정부가 실패한 것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9일 파리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른 지하디스트 쿠아치 형제와 아메디 쿨리발리 역시 각각 알제리와 아프리카 이민자 후손으로 모두 파리 교외에서 살면서 급진화됐다.

프랑스 옛 식민지에서 건너온 아랍인과 흑인 후손들이 사는 파리 교외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사회에 불만을 느낀 이민자들의 대규모 폭동과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한편 일간 르몽드는 프랑스 수사 당국이 남부 베지에에서 상당량의 폭발물을 소지한 체첸 출신 러시아인 5명을 19일 붙잡아 테러 모의를 했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질 술리에 몽펠리에 시 남부 수사책임자는 "이들이 종교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조직범죄인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파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