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이징 외곽 마을 주민들이 스모그 차단을 위한 석탄과 나무 땔감 사용 금지 조치 때문에 추위에 떨고 있다. 자신의 성을 '바이'라고만 밝힌 68세이 한 남성은 "밤에 홑껍데기 이불 세 장을 덮고 잔다"면서 "연기가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벽돌 침대를 덥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베이징 외곽 마을의 주민들은 이미 지난 1일부터 난방용 석탄과 나무 땔감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 씨가 사는 판거좡 마을 주민들은 대신 천연가스가 공급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일부에만 가스 설비가 도착했고 몇몇 주민들은 최근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는데도 자기네 몫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당국은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 당시에도 도시 미관을 위한 일제 정비 작업을 했고 이번 APEC 기간 세계 정상들에게 청명한 하늘을 보여준다면서 부산을 떨고 있다.

APEC 참석 정상들은 기껏해야 행사장 인근 농촌 풍경을 힐끗 쳐다볼 뿐이겠지만시 당국은 땔감 단속뿐 아니라 주변 과수 농가 마을을 말 그대로 북북 문질러 깨끗이했다. 불법 오두막들을 철거하고 150개 점포 공간이 새 단장을 했으며 10만 그루의 묘목을 심었다.

지역 관리들이 지저분하고 어지럽다고 지적한 거리는 말끔히 청소됐다. 그러나 맑은 일요일에 상가는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채 도리어 을씨년스럽고 마을 공산당 간부와 자원봉사자들, 보안 요원들이 곳곳에서 날카로운 감시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