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 전 이슬람교 개종 30대
- IS 공습 참여국 보복 여부 촉각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22일(현지시간) 오전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도심 3곳에서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괴한은 스티븐 하퍼 총리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이 모여 있는 의사당 내 회의장 가까이 진입했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괴한이 쏜 총에 인근 국립전쟁박물관 경비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날 총격 사건을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캐나다 경찰이 이슬람국가(IS)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것으로 확인한 캐나다 의사당 총기 난사범 마이클 제하프-비보. 연합뉴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괴한은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공공건물이 있는 '팔러먼트 힐'에 침입, 오전 10시께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병에게 총을 발사했다. 사망한 범인은 수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한 퀘벡 출신의 32세 마이클 지하프-비도로, 캐나다 정부가 '고위험 여행객'으로 분류해 여권을 압수한 상태였다. 오타와 경찰 당국은 "이번 총격에 연루된 용의자가 2~3명으로 보인다"며 "공범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총격은 퀘벡의 한 주차장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한 20대 남성이 자신의 승용차로 군인 2명을 치고 도주하다가 사살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이날 사건은 캐나다 정부가 전날 국내 테러위협 등급을 하위에서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단순한 총격이 아닌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의원 보좌관인 마크-앙드레 비오는 "한 남자가 회의장으로 뛰어오고 라이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그를 뒤쫓아 달려오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당시 회의장에는 하퍼 총리와 여당 의원들이 회의 중이었으며, 하퍼 총리는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긴급히 의사당을 빠져나왔다. 경찰은 이날 의사당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쇼핑몰인 '리도센터'에서도 총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타와 도심에서 동시다발적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은 현지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캐나다 정부도 워싱턴DC의 자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다.

이번 총격 배후에는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과 연관이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IS는 공습 참여국에 대한 보복 테러를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총격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하퍼 총리는 "오늘 사건에서 캐나다가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우리가 보아 온 테러리스트 공격의 유형에서 면제돼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결코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