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중동전 역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은 중동전에 적극적이었던 전임 정부와 달리 이라크전 종전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이후 중동 지역 군사행동을 자제해왔지만, 또다시 이라크·시리아 공습을 단행하는 강수를 두게 됐다.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세력'(IS) 격퇴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다.

　미국의 중동전 역사는 1991년 걸프전과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최근에는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1월 17일 '사막의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시작된 걸프전은 소련 붕괴 이후 발발한 첫 대규모 전쟁이자 탈냉전 시대 미국 주도 국제질서 창출의 계기로 평가받는다.

　걸프전은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자국의 열아홉번째 주(州)로 선포하면서 촉발, 이듬해 1월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이 이라크군을 공격하면서 본격화됐다.

　걸프전은 1991년 2월 24일 미군의 전격적인 지상군 투입으로 절정에 달했으며 같은달 28일 미국의 종전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저지라는 뚜렷한 명분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은 미국은 100만 이라크군을 순식간에 무력화했다.

　이라크는 제대로 반격 한번 못한 채 수만명의 희생자를 내고 쿠웨이트에서 물러났으나 68만명 규모의 다국적군에서 전사자는 300여명이었다.

　걸프전은 이처럼 미국의 이처럼 압도적인 우세로 막을 내렸지만 이라크에서 후세인 체제를 종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완의 전쟁'이라는 평가가 있다.

　2003년 이라크전은 걸프전과 반대로 미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조지 W.부시 행정부는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 의혹과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와의 연계 혐의를 앞세워 2003년 3월20일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모으지 못했고 이러한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미국은 이라크전으로 후세인을 축출·사형시키기는 했지만 이라크 내 종파 갈등과 무장세력 테러 등 정정 불안이 이어지면서 개전 명분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달성치 못한 채 전쟁을 마무리했다.

　2011년 12월18일 미국이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이라크인 18만여명과미군 등 미국인 4천50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이라크전 비용은 참전용사 보상금을 제외하고도 1조7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1년부터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이라크전과 더불어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10월7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아프간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으로 아프간전에 나섰다.

　미국은 개전 초기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말 아프간전 공식 종료와 철군을 앞둔 상황에서도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 극단주의 세력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등 성과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정권은 중동 지역 군사행동을 자제해 왔지만 IS가 이라크 최대 규모의 모술댐과 기독교 마을을 장악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자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8일 이라크 공습을 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IS를 격퇴하기 위해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22일 마침내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은 있을 수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공습만으로 IS 세력을 제거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시리아 공습 확대로 중동 지역 군사개입 선례를 추가하게 된 미국이 또다시 이라크·시리아전이라는 수렁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정권은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자 '반(反) IS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동맹국들의 이라크·시리아 공습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