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방수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국내외적으로 비판여론에 직면한 아베 정권이 집단자위권 추진의 최대 지원세력인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수세국면을 반전해보려는 의도이다.

방미 중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강연을 통해 "일본과 같은 대국이 아시아 역내의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대응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대화를 시도하겠으나 중국이 패권확장 행보를 계속할 경우 강력히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일본은 해양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중국과 긴급 핫라인 개설을 원하고 있다. 과거 아베 총리가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합의했으나 이후 지도부가 교체되면서 진전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만일 중국에 의한 일방적 행동이 있을 경우 우리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무력을 통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환영 메시지로 화답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날 "역사적이며 획기적인 일본 내각의 이번 결정은 일본이 지역 및 글로벌 안보와 국제무대에서의 역할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와 내각의 결정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또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역사적 개정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일본이 미사일 방어, 평화유지활동 등에 더 적극 참여할 수 있게 연말까지 새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국방예산의 삭감 흐름 속에서 동북아 패권 질서를 유지하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면 일본의 역내 안보역할을 확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상황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