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에게 자행한 학살을 다룬 책이 일본 사회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프리랜서 저술가인 가토 나오키(47) 씨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소재로 지난 3월 펴낸 '9월, 도쿄의 길 위에서'가 현재까지 일본에서 1만1000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고 도쿄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91년 전 도쿄, 요코하마 등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확산되면서 6000명 이상의 재일 조선인들이 일본 군인과 경찰, 민간인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사건이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흐름 속에 혐한 서적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상황에서 일본 과거사의 '치부'를 다룬 책이 이 정도로 팔린 것은 주목할 만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도쿄에서 빈발한 혐한시위가 가토 씨에게 집필 동기를 제공했다.
혐한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도쿄 신오쿠보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혐한 시위대가 '불령조선인'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든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료 취재 과정에서 조선인 학살 을 모르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됐다"면서 "일반 민중이 가깝게 연관된 사건일수록 빨리 잊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도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