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사진)의 동영상이 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됐다.

온라인에 유포된 이 동영상은 수니파 반군이 장악한 이라크 모술의 한 사원에서 알바그다디가 설교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검은색 터번과 옷을 입은 알바그다디는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 한 당신들도 내게 복종하라"고 촉구했다.

알바그다디는 최근 ISIL이 선포한 이슬람국가의 초대 칼리프가 됐다. 칼리프는 이슬람교 유일신 '알라의 사도 무함마드의 대리인'이라는 뜻으로 예언자 무함마드 사망 후 그의 종교적·정치적 권한을 이어받아 이슬람 공동체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를 가리킨다.

그는 자신이 칼리프 자리에 오른 데 대해선 "막중한 임무"라며 "칼리프 국가 수립은 수 세기 동안 이루지 못했던 의무"라고 말했다.

알바그다디는 "나는 당신들 중 최고는 아니지만 당신들을 이끄는 성자다. 그러므로 내가 옳다고 생각되면 나를 돕고, 틀렸다면 내게 조언을 줘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하라"고 말했다. 동영상 속의 인물이 실제 알바그다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알바그다디에 대해선 서부 이라크 지역에 대한 공습 때문에 다쳤거나, 목숨을 잃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알바그다디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동영상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알바그다디로 추정되는 인물의 동영상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신원이 확인되진 않았다.

한편 전날 ISIL은 쿠르드족이 주로 사는 이라크 서부 쿠르드족 마을에서 노인 등 10명을 처형했다. 이들은 또 이라크 북부 모술과 탈아파르에서 불도저와 폭발물로 시아파 사원과 고대 성지를 파괴한 뒤 사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