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미군기지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미국 텍사스 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2일(현지시간) 또다시 무차별 총격사건이 발생, 4명이 숨지고 최소 16명이 부상했다. 기지 입구인 버니 벡 게이트 밖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오바마, 철저한 진상조사 지시

2009년 총격 사건으로 13명이 숨진 미국 텍사스 주의 포트 후드 미국 육군 기지에서 2일(현지시간) 또다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최소 16명이 부상했다.

미군 당국과 CNN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34세인 이반 로페즈 상병으로, 그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전투복 차림으로 차량으로 이동하며 스미스 웨슨 45구경 반자동 권총으로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헌병대 여성 장교와 주차장에서 마주치자 그는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1년 이라크에서 4개월간 복무한 로페즈 상병은 기지에서 부인, 두 살배기 딸과 함께 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 후드 기지 사령관인 마크 A 마일리 중장은 "올 2월 이곳으로 옮긴 용의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마일리 준장은 "용의자가 이라크에서 돌아온 뒤 외상성 뇌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고하는 등 육체적·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서 "아직 이번 총격 사건의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8명의 부상자를 치료 중인 글렌 코치먼 스콧 앤드 화이트 병원장은 "현재 환자 3명이 위중하다"며 "나머지 부상자의 상태도 심각하다"고 말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포트 후드 군 기지와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 모금행사에 참석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을 접하고 나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다니 비통하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방장관회의 참석 차 하와이 주 호놀룰루에 있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끔찍한 비극"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미 육군 2개 기갑사단과 2개 보병사단이 소속된 3군단의 본부인 포트 후드 기지는 4만5000여 명의 장병과 8900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배속된 대형기지이다.

2009년 11월 이곳에서 무슬림인 정신과 군의관 니달 하산 소령이 총기를 난사해 미군 장병 12명과 민간인 1명 등 13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둔 하산 소령은 "무슬림을 구해야 한다는 종교적 신념으로 동료 병사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미 군사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 댈러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