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일정이 막판 재조정됐다. 당초 1박 2일씩 '균등하게' 잡힐 것으로 관측됐으나 일본 방문일정이 하루 늘어나 '2박 3일'(4월 23~25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2일(현지시간) "일본이 지난달 백악관의 아시아 순방계획 발표 이후 방문일정을 늘려달라고 통사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의 집요한 설득으로 백악관이 하루 더 일정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은 '국빈방문'의 격을 살리려면 최소 2박 3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거론한 국빈방문 요건은 ▷일왕 예방과 만찬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만찬 등이다.

주목할 점은 일본이 미국에 모종의 '선물'을 주었을 가능성이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 측 요구조건들을 들어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 '예외없는 관세화'를 요구한데 대해 쌀 등 5대 민감품목에 대한 관세할당제를 요구하며 이견을 보여왔다. 일본이 최근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47년 만에 폐지한 것도 미국으로선 크게 환영할 만한 일로 평가된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와 관련한 '후속조치'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당초 예정대로 1박 2일(4월 25~26일)로 정해졌다. 당초 원안에는 방한이 들어있지 않았다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이 새 변수로 부상하면서 막판에 포함된 성격이 짙다. 특별한 현안 보다는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하고 추가 도발 움직임을 보이면서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문제와 전작권 전환 재연기, 원자력협정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으로선 이번 방한 때 한국에 대해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보다 전향적으로 응해줄 것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