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락 총리, 총선 시기 논의 제의
- 정부,경찰·군병력 2만여 명 배치
- 시위대와 충돌 우려 '일촉즉발'
- 140여 학교 휴교·대학수업 연기

태국 방콕에서 13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퇴진과 조기총선 연기를 요구하는 야당·시민단체·시민 등 수만 명이 교통과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겠다며 '방콕 셧다운(shut-down)' 시위를 벌였다.

반정부 시위 지도 단체인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가 이끄는 시위대는 랏프라우 오거리, 아속사거리, 쨍 왓타나 등 방콕 시내 주요 지점 20곳에서 교통을 차단하고 점거와 행진을 벌였다. 앞서 시위대는 당국의 통제를 미리 피하기 위해 12일 오후부터 주요 시위 지점 점거와 폐쇄를 시작했다.

시위대가 점거 준비를 하던 중 이날 새벽 방콕 외곽 정부청사 단지 인근 시위대야영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명이 부상했다.

제 1야당인 민주당 당사에도 총격이 가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들은 방콕 시내 교통을 마비시킴으로써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잉락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시위대는 또 선거를 실시하기 이전에 정치 개혁부터 단행해야 한다며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 연기를 촉구했다.

민주당 출신인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주도하는 PDRC는 잉락 총리가 퇴진하지 않고 총선을 연기하지 않으면 다음달 2일까지 계속 시위를 열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시위대가 평화시위를 벌이는 한 무력으로 진압하거나 강제 해산시키지 않겠다며 경찰과 군병력 2만 여명을 치안 유지와 교통 정리에 투입했다. 이번 시위로 방콕 내 140여개 학교가 휴교했으며 시위 현장 인근에 있는 대학의 수업도 연기됐다.

정부는 또 방콕 시내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며 시민들에게 승용차와 택시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시위로 인해 주요 도로가 차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이 전철과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해 큰 교통 혼잡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국은 이번 시위로 버스, 승용차, 택시 등의 이용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78만 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정부기관, 태국증권거래소(SET), 대규모 쇼핑센터 등도 대부분 정상적으로열려 업무를 지속했다. 잉락 총리는 국방부 건물에서 안보 관련 기관들과 비상대책회의를 열며 PDRC의 시위 상황을 지켜봤다.

SET 지수는 이날 오전 0.3%, 3.79포인트가 빠진 1,251.66으로 폐장했다.

방콕포스트는 시위대가 잉락 총리에게 오는 15일을 퇴진 시한으로 제시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SET 건물과 항공관제 송신소 봉쇄를 위협했다고 전했다.

PDRC 사무총장인 수텝 전 부총리는 시위대 지도부와 군부의 결탁설에 대해 이번시위에 군 장성들은 아무도 관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을 연기하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반정부 시위자 및 정당의 지도자들을 초청했다고 고위급 관계자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금까지 각료들은 헌법상 총선 날짜 연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해온 반면, 선관위는 총선 날짜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5월 4일을 제안했다.

수라난드 웨차치와 총리실 사무총장은 "총리는 선관위의 제안에 여전히 불분명한 부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만나서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