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몰역사적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중일 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반발해 중국 선박들이 이곳에 들어가려 시도했으며 일본 측은 이런 진입 명분을 주지 않으려 묘안찾기에 나섰다. 여기에다 옛 지도를 근거로 이 섬이 자국 영토임을 알리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께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 3척이 센카쿠 열도 12해리(22㎞) 해역에 잇달아 진입한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확인했다. 중국 배들은 약 3시간 동안 센카쿠 12해리 해역을 항행하다 오후 5시께 해역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 이하라 준이치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한즈창 주일 중국 공사에게 전화로 항의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정보연락실을 '대책실'로 격상했다. 

중국 정부 선박이 12해리 해역 안에 진입한 것은 지난 22일 이후 일주일만이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이런 중국 선박의 진입 명분을 막기 위해 자국 활동가들이 어민을 가장해 이 열도에 접근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마련에 들어갔다.

이날자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의 선박이 일본 활동가들이 탄 배를 쫓아 열도 12해리 해역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중국 선박의 진입에 명분을 주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센카쿠 방어력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 모색에 나선 셈이다. 

일본 현행법에는 어업자 또는 어업 견습생만 어선에 탈 수 있는데, 일본 활동가들은 어업 견습 명목으로 탑승 허가를 받아 이곳 주변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다른 한편에선 언론을 통해 여론홍보전도 병행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중국 정부 측이 1971년 이전에 발행한 지도에 센카쿠 열도의 중국어 표기인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1946∼2003년 발행된 중국지도와 세계지도 50종류 이상을 확인한 결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부터 1971년 7월까지 중국 정부 계열의 지도출판사가 발행한 지도에 댜오위다오가 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이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한 1971년 이전에 국가측회국(국가측량국)이 작성한 중국 지도에도 댜오위다오가 표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센카쿠 영토 갈등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는 일본 오키나와의 서남쪽 400㎞, 중국 동쪽 350㎞에 8개 무인도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대만의 부속도서로 명나라 영락제 시기부터 자국 영토가 됐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류큐왕국을 오미나와현으로 편입하면서 이곳 역시 자기 땅이 됐다는 입장이다. 이런 먼 역사적 사실 관계에 현대사의 얼룩진 면이 겹쳐지면서 영유권 문제가 더욱 엉크러졌다.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승전국인 일본이 이곳을 자국 영토로 삼았으나 2차세계대선 패전에 따라 1951년 미일강화조약으로 오키나와에 미군기지를 둔 미국으로 이곳이 이양됐다. 이후 미일간 오키나와 반환협정(1971년)이 이뤄진 이듬해인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쪽으로 넘어가면서 일본이 이곳을 지금껏 실효적 지배권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