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방공구역 관련 협력 요구
- 5년간 2조엔 개발원조 약속 불구
- 일부국가 오히려 중국 배려 발언
일본과 아세안 간 특별정상회담이 14일 10년 만에 도쿄에서 열렸다. 올해는 일본과 아세안이 교류를 개시한 지 4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당초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중국 포위망 구축의 기회로 삼았다. 이를 위해 아베 신조 총리는 취임 1년 새 아세안 가맹 10개국 전부를 방문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도쿄 정상회담은 이러한 노력을 총결산하는 자리였다.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해상 안보와 '비행 자유와 안전 확보' 협력 강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끌어냈다.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중국을 겨냥, 아세안과의 결속을 일단 확인한 셈이다.
일본은 경제협력 확대를 원하는 아세안 가맹국들을 위해 향후 5년간 2조 엔의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의 의도대로 아세안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아세안에는 중국과 친밀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있어 실제 대응에서는 온도차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방공구역 설정과 관련, "일방적인 행위로 현상을 바꾸려 하거나 국제항공질서를 제한하는 움직임은 강한 우려 사항"이라고 중국 견제 동참의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오후 회담을 거쳐 나온 공동성명에는 "비행 자유와 민간항공 안전 확보를 위한 협력"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에 그쳤다. 방공구역이나 중국을 지칭하는 직접적인 언급도 빠졌다. 일부 아세안 정상은 회담에서 오히려 중국의 입장을 배려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이 일본의 새 외교안보 이념으로 제시한 '적극적 평화주의'와 관련해서도 "아세안 정상들은 기대를 표명했다"는 정도의 언급에 그쳤다.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 등에 대처해야 하는 아세안과의 공조를 통한 일본의 대중 포위망 구축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한편 중국은 아베 총리가 열린 일본·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비난한 데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일본 지도자가 국제무대를 이용해 중국을 악의적으로 근거 없이 중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지난해 이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문제를 야기하고 일방적으로 이와 관련한 현상을 변경한 것은 일본 자신"이라며 "중국이 이에 대해 국가의 영토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도쿄·베이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