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사능 오염수 300t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방산능 오염수 저장탱크 1개 외에 오염수 유출이 의심되는 저장탱크 2개가 새로 확인됐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 300t이 유출됐을 당시 탱크 주변에 설치된 콘크리트 차단보의 배수 밸브가 모두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시설 관리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23일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한 저장탱크에서 오염수 300t 유출이 확인된 이후 같은 종류의 탱크 300개를 22일 일제 점검한 결과, 다른 탱크 2개 옆에서 시간당 70∼100밀리시버트(mSv)의 높은 방사선량이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유출이 의심되는 탱크 2기의 수위가 낮아지거나 외형상 누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방사선량으로 미뤄 "미량의 오염수가 새어나갔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문제의 탱크 주변에서 오염제거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누수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오염수 저장탱크에는 도쿄전력이 '다핵종 제거 설비'를 활용해 방사성 세슘을 제거한 오염수가 개당 1000t씩 저장돼 있다. 방사능 세슘은 제거했더라도 다른 방사성 물질은 남아 있다.

이에 앞서 도쿄신문은 2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지상 오염수 저장탱크에서 방사능 오염수 300t이 유출됐을 당시 탱크 주변에 설치된 콘크리트 차단보의 배수 밸브 24개가 모두 열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탱크의 콘크리트 기초 부분에 생긴 균열 때문에 새어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염수가 콘크리트 차단보 밖으로 쉽게 흘러나오게 됐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결국 이번 오염수 유출사고도 시설 관리자의 실책에 따른 '인재'였던 셈이다. 콘크리트 차단보의 배수 밸브가 닫혀 있었더라면 탱크에서 유출된 오염수 300t 중 절반 이상은 콘크리트 보 안쪽에 고여있었을 것이기에 오염수 유출이 조기에 발견됐을 수도 있다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의 지상 저장탱크에 대한 현지조사에 착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원자력규제위 관계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으로부터 오염수 상황 설명을 들은 뒤 누수가 생긴 'H4' 저장탱크군 등을 조사 중이다.

또 일본 경제산업성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유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짐에 따라 저장탱크 제작 공법 변경 등 긴급 대책 검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