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화 가치급락세에 따라 인도가 금융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방안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재무부의 관계자들은 19일(현지시간) 인도 경제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에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IMF 구제금융 신청방안은 현재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일부 전문가들의 구제금융 신청 필요성을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렇게 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인도 등 신흥국에서 달러화가 빠져나감으로써신흥국 통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인도에서는 20일에도 달러화에 대한 루피화 가치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 외환시장에선 루피화 환율이 20일 오전 달러당 64.05 루피를 기록, 또다시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로써 올해 들어 루피화 가치는 16% 빠졌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65루피선도 곧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경상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7%로 축소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인도 정부는 2011∼2012 회계연도(2011.4∼2012.3)에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과는 달리 2013∼2014 회계연도에는 외환보유액이 다소 늘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 정부의 경제정책 고문을 지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우시크 바수는 "인도는 현재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보유해 IMF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바수는 현재는 2주일 수입분을 감당할 정도로 외환보유액이 적어 IMF 구제금융을 받은 1991년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IMF 구제금융 신청방안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없다면서 일찍 구제금융을 받아 루피화 환율을 안정시키는 게 좋다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인도의 대표적 민간경제연구소 '정책연구소'(CPR)의 라지브 쿠마르 연구위원은 "인도가 몇개월 후 경제사정이 더 나빠졌을 때보다는 지금 IMF 구제금융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인도의 외환보유액이 8월 9일 현재 6개월분 수입물량을 결제할 수 있는 2천510억 달러이고, 2013∼2014 회계연도에 상환해야 하는 외채는 지난 3월말 현재 1천720억 달러인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하면서도 인도가 IMF 구제금융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무게'를 더 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