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해 온 '테러와의 전쟁'의 성과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 후원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과 이슬람권 관계에 관한 포럼에 참석, 이슬람권 전체가 '혼란상태'에 빠져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이 성공했느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이 2001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면서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슬람권의 극단주의가 줄어들었는가 아니면 심화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오늘날 이슬람권은 파키스탄에서 나이지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가가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슬람권에 입장을 설명할필요가 있으며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르자이는 이어 "내 견해로는 이슬람교도들도 비이슬람 세계와 다른 종교에 더많은 관용을 보임으로써 사회와 정부에서 고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의 토론 주제는 아프간 사태와 시리아 내전, '아랍의봄' 사태가 관련국가에 가져온 정치·경제적 변화 등이다.
또 카르자이는 영국이 운영하는 아프가니스탄 헬만드 지역 수용소의 모든 아프간 수감자를 2주 안에 넘겨달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수용소에는 영국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쟁범죄 용의자로 체포한 현지인 80∼90명이 갇혀 있다. 특히 수감자들은 영국 정부가 자신들을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으로 감금하고 있다고 주장해 '영국판 관타나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이달 초 수감자들을 고문으로부터 보호하고 3주 뒤부터 아프가니스탄 사법 시스템으로 이송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법적인 제약이 있어이송이 지연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말 파이지 대통령 대변인은 "영국의 사법 시스템이 이들의 이송을 지연시키는 '핑계'가 돼서는 안된다"며 "이번 사안은 아프가니스탄 땅에 구금돼 있는 아프가니스탄인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법원은 지난해 수감자들을 아프가니스탄 사법 시스템으로 이송하면 고문을 받을 수 있다며 이송을 금지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