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이틀째인 23일 베이징인민대회당에서 류윈산(劉云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났다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23일 보도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직책도 겸해 류 상무위원과는 정치적으로 같은 위상이라는 점에서 형식상 카운터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 공식 서열 5위인 류 상무위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총서기와 함께 외교 분야를 관장하는 중앙외사영도소조 일원으로 알려져 최 총정치국장이 중국의 상무위원을 만난다면 류 상무위원이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날 오후 5시께(현지시간) 최 총정치국장 일행을 태운 의전 차량 행렬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댜오위타이 국빈관을 출발,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 총정치국장이 류 상무위원에 이어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을 만날지를놓고는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김 제1위원장의 특사이자 북한 정권의 실세인 최 총정치국장이 시 주석을 예방해 친서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의 메시지를 직접 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비롯한 핵심 현안에서 북중 간 견해차가 워낙 커 시 총서기가 예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만일 최 총정치국장이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하면 류 상무위원이 그가 중국에서 만나는 최고위급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1일 오후 쓰촨성 지진 피해 중심지인 루산현을 방문하고 22일에는 쓰촨성의 군부대를 방문해 베이징으로 복귀했는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최 총정치국장이 이르면 23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이 나왔다.

한편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의 대북 외교 핵심 담당자인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최 총정치국장은 이날 낮 베이징 남쪽 외곽에 자리 잡은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했다.

중국 언론은 최 총정치국장의 도착 때부터 그의 동선을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하면서도 주요 인사들과의 대화 내용은 거의 전하지 않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