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징 학살 사망자수' 빠질 수도
- "성노예 논란 반격을" 또 망언

- "위안부 필요 주장은 언어도단"
- 美, 하시모토 발언 공식 비난

일본 집권 자민당이 '확정된 사실'만 교과서에 기술하도록 하는 방안을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공약에 넣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자신들에게 불리한 과거사를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며 삭제하거나 반영을 배제하는 등의 '교과서 왜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7일 산케이신문은 자민당 교육재생실행본부의 교과서검정 특별부회(이하 특별부회)는 지난 16일 '일부 역사교과서의 편향적인 기술을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확정된 사실 이외에는 교과서 본문에 기술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당의 참의원 선거 종합정책집인 'J파일'에 명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행 일본 교과서 검정기준에는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정보의 출처만 명시하면 교과서에 실릴 수 있도록 돼 있다.

산케이 신문은 자민당의 새로운 방침에 저촉될 '미확정 사실'의 예로 일제의 대표적 만행 중 하나인 난징 대학살(1937년 12월∼1938년 1월)의 사망자 수를 들었다. 중국이 주장하는 '30만 명 사망설'이 확정된 사실이 아닌데도 일부 교과서에 실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한 이견 표명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국제적인 물의를 빚은 자민당 정권이 이 방안을 확정해 시행할 경우 '확정된 사실'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교과서를 왜곡할 우려가 높다.

특별부회는 다만 교과서 집필자의 재량을 전면적으로 막기는 어렵다고 보고 교과서 본문이 아닌 참고자료 등에 특정 사건과 관련한 이견을 소개하는 것은 인정하기로 했다. 또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배려할 것을 요구하는 '근린제국조항'에 대해서는 지난해 중의원 선거 공약과 마찬가지로 '수정한다'는 입장을 J파일에 담기로 했다.

한편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망언'에 대해 미국 하원 의원들에 이어 미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비난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한 제도였다'는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어도단이며 불쾌한 말"이라며 "성을 목적으로 인신매매된 여성들에게 일어난 일은 매우 슬프고, 엄청나게 중대한 인권 침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질타했다.

미 정부 당국자가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의원도 "위안부는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여성 20만 명에 대해 (일본) 정부가 후원한 성적 만행 프로그램이었다"며 "이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국제규범을 모두 거스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일본유신회 소속 의원이 또 망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유신회 니시무라 신고(64) 중의원 의원(6선)은 17일 당 중의원 회의에서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우글하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위안부 관련 해외언론 보도에 대해 "종군 위안부가 '성노예'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것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면 모략이 성공할지도 모른다. 반격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