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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인도 여성, 일상적으로 성폭력 위험 노출"

특별조사관 10일간 전역 조사…"뱃속부터 무덤까지 폭력 시달려"

  • 국제신문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3-05-02 20:28:3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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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원인은 전근대적 성차별

"인도에서 성폭력은 공공장소나 가정, 일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여성들은 생활편의시설,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도 일상적으로 다양한 성폭력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5개월 사이 잔혹한 성폭력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세계인들의 뇌리에 '성폭력의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 인도에 대한 라시다 만주 유엔 성폭력 특별조사관의 평가다.

1일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10일간 인도 전역을 다니며 실시한 성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인도에서 성폭력은 사회 전체에 퍼져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더욱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 여성들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무덤 속에 들어갈 때까지 폭력에 시달린다." 인도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성폭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문제의 본질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는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여아 낙태부터 조혼, 가정폭력, 지참금과 관련된 죽음, 명예살인, 마녀사냥, 여성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 죽은 남편을 따라 자살하는 과부 순사(殉死) 풍습…. 상식을 초월하는 전근대적 여성 천대 행위가 공공연하게 저질러지는 게 인도의 현실이며, 성폭력은 그런 비인간적 행태의 일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도 정치권이 지난달 성폭행범을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개정하는 등 처벌 강화에 나섰지만, 이 역시 단편적인 접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왜 성폭력에 시달리는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성폭력 사건들을 예방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정책적·법적 장치를 마련할 때에도 여권 신장, 사회의식 변화, 피해자 보호책 마련 등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정책 변화가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문화를 바꾸고 성차별과 성폭력의 연관관계를 고민하는 지속적인 노력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12월 23세 여대생이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남성 6명에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문제가 가장 시급한 사회현안으로 부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남편과 함께 여행중이던 스위스 여성이 남성 5명에 성폭행당한 뒤 호텔에서 뛰어내리다 크게 다친 데 이어 최근 20대 인도 여성과 5세 여아가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등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2010년 21만3585건에서 2011년 22만8650건으로 1만5000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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