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44㎞ 떨어진 인구 30만명의 작은 도시 스톡턴이 부동산 시장 몰락과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 악화를 견디지못하고 끝내 파산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2일 보도했다.

미국 연방법원은 스톡턴시가 가장 기본적인 치안이나 행정서비스조차 제공하지 못할 정도라고 보고 채권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산보호 조치를 결정했다.

스톡턴시는 지금까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의 자치단체 중 인구 규모가 가장 큰 도시다.

스톡턴시는 지난 2000년대 개발 열풍으로 부동산 투자가 급속하게 확산했고, 시당국도 덩달아 경기장과 대규모 주택단지를 짓는 등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이에 힘입어 스톡턴 시는 2000∼2005년에 인구가 20% 가까이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도 이전과 비교할 때 3배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2008년 부동산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주택 가격이 40%까지 하락하자 지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과도한 개발사업과 세수 감소로 재정이 악화했던 탓에 스톡턴시는 2009년부터 경찰, 소방관, 공무원 인력을 최소 25%씩 줄이고 임금도 삭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런 노력으로 스톡턴 시는 지난 3년간 9천만 달러의 적자를 메웠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시스템에서 빌린 9억 달러를 비롯해 여전히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다.

채권단은 스톡턴시가 세출 삭감이나 세금 인상 등 파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반면에 시 당국은 세수가 70%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반박했다.

스톡턴시 당국은 채권단과의 합의가 실패한 지난 2012년 6월 처음으로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이 곳의 실업률과 범죄율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실정이다.

한편 공공 부채로 고통을 겪는 미국의 다른 도시들은 스톡턴시의 이번 파산보호신청 재판 결과를 주시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