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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아르헨 군부독재 묵인 논란

3만명 희생 '더러운 전쟁' 당시 침묵했다는 주장 잇따라 제기

  • 국제신문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3-03-15 20:36:3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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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 수도사 체포 외면 의혹도

'새 교황은 비델라의 친구'. 바티칸에서 제266대 교황을 선출했던 지난 13일(현지시간),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성당 인근 담벼락에서 발견된 낙서다. 15일 AFP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 낙서에서 '비델라'란 아르헨티나의 옛 군사독재자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새 교황이 추기경 시절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의 인권유린을 묵인했다는 의혹 제기가 꼬리를 물고 있다. 외신들은 이를 "교황의 '더러운 전쟁' 책임 논란"이란 제목으로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더러운 전쟁'이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 정권이 좌익 세력을 소탕한다는 명분 아래 자행했던 공포정치를 말한다. 당시 군사정권의 납치나 고문, 학살 등으로 3만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당시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최고 어른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군사정권의 만행에 침묵했다는 주장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심지어 자신이 책임자로 있던 예수회 소속 수도사가 정권에 붙잡혀가는 것도 외면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독재 치하에서 가족 5명을 잃은 한 희생자는 "당시 군사정권의 만행과 관련한 여러 재판이 현재 벌어지고 있지만 교황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 변호사인 미리앙 브레그먼도 "독재정권은 가톨릭 교회의 협력이 없었다면 그러한 만행을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론도 쏟아지고 있다. 198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의 인권운동가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은 "프란치스코가 다른 성직자들과 같은 용기는 없었을지 몰라도, 그는 절대 독재권력과 타협하진 않았다"고 옹호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전기작가 세르히오 루빈은 "당시의 일은 로마 가톨릭 교회 전체의 실패였다"면서 이를 교황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교황의 어린 시절 친구인 다몬테는 "교황은 좋은 사람이며,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서 "나는 교황이 마음에 품은 모든 선한 것들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분한 논란 속에서도 자국에서 교황이 탄생한 것을 기뻐하는 아르헨티나국민들의 자축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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