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델리·뭄바이·첸나이 등 대도시
- 수천명씩 몰려나와 거리행진
- 싱 총리·소니아 간디 개혁 약속

인도 뉴델리의 심야버스에서 집단 성폭행과 심한 구타를 당해 싱가포르 병원으로까지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진 여대생(23)을 추모하는 평화시위가 인도 전역에 열렸다.

BBC는 이번 사건을 통해 여성범죄에 무심했던 인도인들이 각성했고 분노한 민심은 인도 정부에 성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평화 집회는 희생자의 시신이 수도 뉴델리 공항에 도착하기 전날부터 인도 전역에서 열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한 만모한 싱 총리는 공항에 나와 애도했다고 AFP는 밝혔다.

피해 여성은 지난 16일 밤 영화를 본 뒤 약혼자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남성 6명에게 잇따라 성폭행을 당하고 쇠막대로 신체에 공격을 받았다. 피해 여성은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고는 나체 상태로 버스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후 싱가포르의 병원으로까지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29일 끝내 사망했다.

이날 사망 소식이 나오자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인도의 대도시마다 싱 정부에 여성에 대한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요구하는 평화시위가 개최됐다.

인도 북부 루크노우에서는 수천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거리를 점거하고 평화시위를 벌였고 남부의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여성들이 범인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 밖에 첸나이·콜카다·뭄바이 등 대도시에서도 희생된 여대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평화시위가 열렸다.

인도 정치 지도자들도 앞다퉈 그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여성에 대한 치욕스러운 사회적 행동'을 바꾸기 위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싱 총리는 성명서에서 "모든 정파와 시민사회는 계파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보다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인도를 바꾸려는 우리의 열망을 이루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국민의회당 당수인 소니아 간디도 이례적으로 국영 방송에 출연해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1년 경찰에 신고된 강간사건만 2만4000여 건에 이른다. 성추행, 성희롱 및 납치 범죄는 22만8600여 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