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밀워키 오크 크리크 시크교 사원 주변에 경찰들이 배치돼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9·11' 문신한 용의자도 사망
- 종교·인종 테러 여부 조사

콜로라도주 극장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또다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CNN은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께 위스콘신주 밀워키 오크 크리크에 있는 시크교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최소한 6~7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오크 크리크는 위스콘신주의 동남쪽 지역으로 인구 3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다.

당시 사원 안에서는 주로 여성과 아이들 수십 명이 모여 일요일 예배를 드리고 있어 사상자는 정확하지 않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 1명과 총격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용의자와 경찰관 1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들은 현재 밀워키 지역 주요 외상센터인 프로드더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사원에는 경찰 특수기동대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출동했고 경찰은 현장 주변에 사람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과 범행 동기 등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 범인이 한쪽 팔에 '9.11'이 새겨진 문신을 하고 흰색 티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40대 백인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위스콘신 경찰이 특정 종교 또는 인종을 겨냥한 테러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범인과 사원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에드워드 오크 크리크 경찰서장은 "국내 테러리스트 사건으로 FBI가 사건수사를 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범인이 총기를 난사하자 여성들과 아이들은 옷장에 몸을 숨겨 살 수 있었다.

시크교는 500년 전 남아시아에서 태동한 유일신 종교로, 전 세계에 약 2700만 신자를 두고 있고 미국내에는 50만 명이 있다.

독실한 신자들은 머리도 자르지 않으며 남성의 경우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수염을 기르기 때문에 종종 이슬람교도로 오인되기도 한다. 실제 2001년 9·11 테러 이후 시크교도를 공격하는 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1년 9월 애리조나 주유소 주인인 발버 싱 씨는 9.11테러에 대한 보복을 하겠 다는 한 남자의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콜로라도주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보름여 만에 이 같은 비극이 또 벌어지자 미국 백악관도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며 "사건을 담당하는 현지 경찰 당국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