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자금조달 리스크 증가
- 스페인·그리스 등 이미 강등
- 伊채권 보유 佛 타격우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2'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향후 등급이 더 내려갈 수 있음을 내비쳤다.
무디스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장기 자금조달 리스크가 증가했다며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단기채권 등급은 프라임-1을 유지했다.
무디스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재정위기로 신음하는 유로존에 먹구름이 더욱 두터워졌다.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위기 금융기관을 구제하기 위해 은행 재자본화 방법을 검토하는 와중에 전해진 것이어서 재무장관들의 위기 해결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가 이날 미국의 주식시장이 폐장한 뒤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유럽의 부채 위기와 이탈리아 장기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진 점, 그리고 거시 경제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경제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점이 그것이다.
실제 이날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49%를 기록해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3.76%포인트나 높다. 이런 상황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탈리아의 조달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이탈리아 경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0.2% 성장에 그쳐 유로존 전체의 경제성장률 1.1%에 한참 못 미쳤다. 지난달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와 0.3%로 각각 낮췄다.
무디스는 이탈리아 거시경제 구조의 취약성으로 낮은 생산성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꼽았다. 이런 취약성이 지난 10년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으며 하루아침에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무디스는 분석했다.
또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공공부채를 줄이려는 정부의 목표를 이행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리스크도 따른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제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은 다른 유로존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외에 스페인과 아일랜드, 그리스, 포르투갈, 키프로스의 신용등급도 이미 강등될 정도로 유로존의 상황이 취약해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이탈리아 채권을 보유한 프랑스 등이 연쇄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최대 채권국으로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