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도야코 G8(선진 8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인 지난 9일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시 후쿠다 일본 총리가 "중학교 교육지침으로 사용될 새 학습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에 다케시마(독도)를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라고 말했다는 1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동관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사실무근"이라며 "결론적으로 한국 내부를 분열시키고 독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일본 측 언론플레이의 결과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도대체 뭘 기다려 달라는 것이냐"고도 했다. 또 정상환담에서 후쿠다 총리의 발언 성격을 감안할 때 "통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이 같은 격한 반응은 한일 정상 간 환담 내용을 '조작'한 언론플레이의 배후에 짙은 의구심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독도 괴담'이 유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듯한 일본 측의 언론보도는 한국 정부의 약한 고리를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주한 일본대사관 측에서 '독도 괴담'에 대해 본국에 보고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일본이 우리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는 양국 간 금도를 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총만 들지 않은 영토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 짙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지향하며 일본에 프렌들리하게 했는데 일본은 아무런 고민의 흔적 없이 일언지하에 무시를 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14일 일본의 독도명기 방침을 보고 받고 대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독도영유권 명기문제를 알려왔을 때 이 대통령이 왜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당시 일본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 대통령에게 독도 관련 교과서 해설서 명기 방침을 통보할 수 있었겠느냐"며 "(후쿠다 총리가) '일본도 사정이 어렵지만 이 대통령의 말을 잘 알겠다'는 취지로 사정 설명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당시 일본 측의 통보가 있었냐"는 질문에 "통보는 아닌데 그런 말이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그는 "후쿠다 총리로부터 얘기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이를 통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 것은 일본의 국내 사정이 있지만 이 대통령 말씀도 알았다는 취지로 후쿠다 총리가 사정설명을 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해야 하고, 헌법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로부터 그런 말을 듣고도 '기다려 달라'고 했다면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일본 외무성이 늦게나마 요미우리신문의 보도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