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예정부지를 놓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공항 부지가 확정된 것으로 잘못 알고 땅 보상비를 요구하는 동거녀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63) 씨는 지난 9일 밤 9시께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마친 뒤 자신의 동거녀 김모(53) 씨와 함께 살고 있는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로 귀가했다. 집에 혼자 있던 김 씨는 대뜸 이 씨에게 "밀양 하남면에 있는 땅이 신공항 후보지로 선정돼 보상금을 받았으면서도 왜 나에게는 주지 않느냐"며 "보상비 일부를 나에게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당황한 이 씨는 "동남권 신공항 부지는 정해지지도 않았고 때문에 보상받은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씨가 돈을 주기 싫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김 씨는 계속 따졌고 결국 두 사람은 다툼을 벌였다. 몸싸움을 벌이던 중 이 씨가 김 씨의 얼굴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 넘어진 김 씨가 일어나지 않자 이 씨는 놀라 119구급대를 불렀으나 김 씨는 결국 뇌출혈로 숨졌다.
지난 8년 동안 동거생활을 해온 이 씨와 김 씨는 이 씨 소유의 경남 밀양 하남면 일대 땅에 함께 농사를 지었으며 수확작물을 판매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밀양시 하남면이 신공항 예정지로 확정나고 보상금까지 이미 받은 것으로 오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씨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말다툼하던 중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북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이 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경남 밀양 하남면 일대에는 이곳이 동남권 신공항 예정부지로 결정날 것에 대비, 곳곳에 보상금을 노린 비닐하우스와 창고 등 시설물이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