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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에서 ‘해인사 장경도감 대장경 판각 고불식’을 열고 전통 판각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 3년 걸쳐 각수 양성·목판 준비
- 10만평 규모 대장경 타운 조성
합천 해인사가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전통 판각기술로 1본을 더 만드는 50년 이상의 대장정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800년 전 몽골 침략 때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새기며 고려 백성의 안녕을 염원했던 정신을 전쟁과 핵 위협 등에 노출된 현시대로 계승하고, 팔만대장경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게 목표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29일 합천군 법계탑 마당에서 ‘다시 새기는 대장경, 인류를 향하다’를 주제로, 재판각의 시작을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열었다. 고불식에 앞서 이번 불사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하는 ‘만일기도 입재식’이 열렸고, 본행사 이후에는 스님과 판각학교 강사진, 교육생 등 30명이 전통 판각 시연을 선보였다. 앞으로 해인사 장경도감 판각학교의 각수(刻手·판각 장인) 15명이 후진을 길러내면서 판각에 참여토록 하는 50~100년의 장기 사업을 추진한다. 경판 8만1352장으로 구성된 대장경 원본은 13세기 고려시대 각수 1700명이 목판에 한 글자를 새긴 뒤 세 번 절하는 방식으로 70년 걸려 완성됐으며,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다.
해인사는 2023년 전담 기구인 장경도감을 설립했고, 산하 판각학교에선 국가·지방무형유산 각자장 등 10여 명의 교수진에게서 스님과 재가자 670여 명이 전통 판각법을 배운다. 경판의 주 재료가 될 산벚나무 약 300t을 확보해 제재와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안정적인 목재 수급을 위해 해인사 소유 토지에 돌배나무 2000그루를 심었다. 이와 함께 33만 ㎡(10만 평) 규모 사찰 소유 부지에는 전통 판각 교육과 경판 제작의 토대가 되는 ‘대장경 타운’을 조성할 방침까지 세웠다.
이날 행사에는 ▷해인총림 방장 학산대원 대종사,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 등 종교계 ▷허민 국가유산청장, 박완수 도지사, 김윤철 합천군수 등 정부·지자체 ▷신성범·주호영·강민국 국회의원 등 정치계 ▷판각학교 각수와 교육생, 신도 등 각계각층 2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