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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의 마트가 영업을 중단해 셔터가 내려진 가운데 ‘임대매장 정상영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 이유경 기자 |
- 병원 의약품 폐기 등 손해 우려
- 보증금 묶여 업장 정리도 못해
“한 달이라도 유예기간을 줘야 준비를 하지요. 환자들은 계속 찾아오는데 당장 전기를 끊겠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대처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단전만 통보하니 속이 탑니다.”
홈플러스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으로 입점업체들이 매출 급감과 보증금 반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보증금과 미지급 정산금 문제로 퇴점도 어려운데 전기요금 체납에 따른 단전 위기까지 겹쳤다. 병원과 약국은 진료 중단과 의약품 폐기 등 추가 피해를 우려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오전 9시30분 부산 해운대구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무빙워크는 멈췄고 조명이 꺼진 매장은 어두컴컴했다. 넓은 매장은 텅 비었고, 철제 셔터를 내린 점포들이 늘어섰다. ‘임대매장 정상영업 합니다’는 안내문에도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약국과 병원, 식당 등 일부 업체만 불을 밝힌 채 영업을 이어갔다.
3층 센텀가정의원 차형수(64) 원장은 독감 예방접종이 한창인 때 단전을 예고받았다. 차 원장은 “한 달간 진료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6000만~7000만 원으로 추산된다”며 “전기가 끊기면 병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냉장고 전원이 꺼져 백신을 폐기해야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점 약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동준(37) 약사는 “마트 영업 중단 전 하루 200~300명이던 방문객이 최근 40~50명으로 줄었다. 단전 땐 냉장 의약품 400만 원어치가 손상될 수 있다”며 “매출이 줄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약국을 정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1층 푸드코트는 점심시간을 앞두고도 손님이 6명 안팎이었다. 홈플러스 센텀점 입점업체협의회 박보섭(51) 대표는 “푸드코트 6곳의 지난달 매출은 3200만 원으로 전년 동월(1억4600만 원)보다 약 78% 감소했다”며 “일부 업체는 지난 6월 매출 정산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부산 홈플러스 7개 점포 중 센텀시티 반여 영도 서부산점 등 4곳이 마트 영업을 중단했고, 아시아드 동래 정관점 등 나머지 3곳은 영업을 이어가며 전기요금도 납부하고 있다. 마트 영업이 중단된 점포의 잔류 입점업체는 센텀점이 27곳으로 가장 많고 반여 서부산점 각 3곳, 영도점 1곳이다.
한국전력공사 남부산지사에 따르면 센텀점은 지난 7~9월 전기요금 2억5200만 원을 체납했다. 한전은 지난 7일 홈플러스에 내용증명을, 20일 입점업체에 단전 안내문을 전달했다. 28일까지 미납 시 29일 오전 9시 이후 건물 전체를 단전할 계획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건물 전체 전력이 차단돼 입점업체만 별도 유예할 수 없다”며 “전용 개폐기나 차단기가 있다면 개별 전기사용 신청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납부 과정도 불분명하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개별 결제 단말기 도입 전까지 입점업체 매출에서 관리비 등을 공제해왔다. 그러나 홈플러스 본사 관계자는 “입점업체 납부액만으로 건물 전체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단전 유예를 요청 중이라고 했지만 한전은 관련 협의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전은 입점업체 탄원서와 부산시 협조 요청 등을 고려해 29일 예정된 센텀점과 반여점 단전을 보류했다. 한전 관계자는 “입점업체 대표들과 협의 중이며 단전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