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관의 불법 영업을 가르는 핵심은 수임료에 담긴 ‘인맥값’이다. 현직 공무원에 대한 청탁·알선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면, 수임료라는 이름을 붙였어도 변호사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변호사법 제111조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사무에 관해 청탁·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는 행위 등을 처벌한다. 대법원은 실제 알선행위가 없어도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받았다면 범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변호사가 정식으로 사건을 맡아 수사기관에 의견을 내는 변론 활동과는 구별된다. 대법원은 사적 연고나 친분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방법을 내세워 받은 돈인지 판단한다. 선임서 제출 여부와 구체적인 변론 활동도 판단 자료가 된다.
다만 돈을 줬다는 사실만으로 청탁 대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알선 내용, 당사자 관계, 금액, 돈을 주고받은 경위와 시기 등을 종합해 대가성·관련성을 따진다.
지난달 11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변동기 전 총경 사건에서도 수임료의 성격이 쟁점이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동규 재판장)는 불구속 수사 등을 기대한 피의자들의 선임 경위를 살폈다. 피의자들이 체포될 무렵까지 변호사들의 변론 활동이 없었던 점도 판단 근거였다. 변호인의 노무 대가가 포함됐더라도 청탁 명목의 돈과 나눌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로펌의 계좌에 입금된 수임료 전액을 그가 받았다고 인정하지는 않았다.
사건 소개에 붙는 돈도 규제한다. 변호사법 제34조는 수임과 관련해 소개·알선 대가를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전문위원의 급여·상여금도 명칭보다 실제 어떤 업무의 대가로 지급됐는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