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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40분께 서울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됐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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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 살해한 ‘10·26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에서 검찰이 유죄 판단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김 전 부장의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며 “김 전 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총격해 사망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김 전 부장과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법정 진술 등에 비춰봐도 대통령 시해 후 계엄을 선포하고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헌법기관을 제압하려 한 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의 행위를 내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한 기존 판결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며 “재심에서 수집된 증거를 보더라도 기존 판결과 당시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 등을 뒤집을 만한 증거나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당시 김 전 부장의 최후진술을 언급하며 “김 전 부장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을 위해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총격한 행위를 저항권이나 자유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부장 측은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며 내란목적 살인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부하들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사건 발생 30∼40분 전”이라며 “그만큼 우발적인 사건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47년 전 그날의 사건을 김재규 장군이 정권 탈취를 위해 저지른 내란목적살인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이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재규 장군에게 덧씌워진 내란목적살인의 누명이 벗겨지고, 공론의 장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의 동생은 “역사에 길이 남을 현명한 판결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유족이 구하는 것은 판결이라기보다 역사다. 10·26 사건과 김재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12월 16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6개월 만에 사형됐다.
유족들은 김 전 부장의 행위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것이었다며 2020년 5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김 전 부장에 대한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며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