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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해빙에 정박한 아라온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 제공 |
- 결국 고소전 얼룩… 경찰 압색도
- 해당 업체 “기밀 유출 일방 주장”
북극항로 개척에 이바지한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위탁관리 업체 선정을 두고 경쟁 업체 간 영업비밀 유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아라온호 진수 이후 17년간 위탁관리를 맡았던 업체가 올해 처음 탈락했는데, 경쟁 업체로 이직한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경찰이 최근 압수수색을 나선 데다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에 적극 힘을 싣고 있어 사건을 둘러싼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이달 초 선박관리 전문회사인 해운대구 A 사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16일 밝혔다. A 사는 다른 선박관리 전문회사인 B 사 출신 인력을 채용해 업무상 영업비밀을 제공받아 공개 입찰 경쟁 때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수사는 지난 6월 B 사의 고소로 시작됐으며, A 사 직원 3명도 고소당했다.
양측은 아라온호의 위탁관리 용역을 두고 영업비밀 유출 공방을 벌인다. B 사는 2009년 아라온호 건조부터 17년간 쭉 이 선박의 위탁관리를 맡았다. 고소당한 직원 3명은 B 사 출신으로, 당시 아라온호 위탁관리 핵심 실무자였다.
그러나 202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들이 잇따라 퇴사하고 이후 B 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4월 아라온호 위탁관리 입찰이 공고됐는데, 처음으로 B 사가 탈락하고 A 사가 선정된 것이다.
B 사는 피고소인 직원 3명이 중요한 영업비밀을 유출했고, A 사가 이 정보를 아라온호 위탁관리 입찰에 활용했다고 봤다. 자신들은 17년간 유일하게 아라온호 위탁관리를 맡아 극지 운항과 특수선박 관리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돼 있다는 것이다. 선박 위탁관리는 운항 안전관리와 관리인력 채용 업무 등을 맡는다. 특히 B 사는 직원 3명이 재직 당시 업무상 취득한 핵심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내 보안 로그 기록 수만 건을 분석했을 때, 퇴사 직전까지 수개월간 이들이 저장장치에 아라온호 관련 자료만 다량으로 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에 힘을 실으면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대기업 등 해운업계 주목도도 크다. 최근 팬스타 아크로호가 국내 컨테이너선 중 처음으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서기도 했다. B 사 관계자는 “북극항로 개척의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보호하고 공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성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 사는 영업비밀 유출은 B 사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A 사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이뤄진 건 맞지만 아직 수사에서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B 사의 일방적 주장이고 충분한 소명 자료도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