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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배상금 지연에 피해자 겹고통…“정부 책임져야”

형제복지원 153억 등 1900억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6-09-08 19:15:4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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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전경. 국제신문 DB
- 총 595건…지연 이자만 58억
- 지자체 분담 우려 커지는 상황
- 국가 배상 원칙 법안 처리 절실

국가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가폭력 피해생존자 상당수의 정부 배상금 지급이 법무부 예산 부족으로 지연된다. 미지급 금액만 1900억 원이 넘고 지연 이자만 수십억 원에 달해 피해생존자들이 다시 한번 피해를 본다. 특히 올해 법무부 곳간이 동난 터라 형제복지원 등 국가폭력 피해생존자의 배상금 분담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분담 우려(국제신문 지난 7월 6일 자 1면 등 보도)도 커지는데, 지방자치체가 실현되기 전의 사건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가폭력 배상금 신청 접수 후 미지급된 사건 수는 총 595건이다. 금액은 총 1963억 원에 달하며, 이 중 배상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지연 이자만 58억 원에 이른다. 국가배상금 지급 공백으로 수백 명의 국가폭력 피해생존자들의 국가배상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국가배상금 지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국가폭력 관련 사건 소송과 배상금 지급 업무를 맡은 법무부는 올해 국가배상금 예산으로 1448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벌써 올해 관련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배상금 지연이 누적되던 와중 지난 5월 20일 예비비 2457억 원을 추가로 배정받아 지급을 재개했으나, 이마저도 부족해 현재 남은 예산은 소송 비용을 제외하고 69억 원 남짓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집행한 국가배상금 예산은 3830억 원이다.

이처럼 배상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또 한 번 고통을 겪는다. 특히 부산에 있었던 강제수용시설 피해자들의 배상금 지급 지연도 심각하다. 형제복지원 27건(153억) 영화숙·재생원 1건(7000만 원) 등 총 28건의 배상금이 미지급됐다. 지연 이자만 3억200만 원에 달한다.

만성적인 국가배상금 예산 부족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내년 관련 예산을 8400억 원 상당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올해 미지급된 국가배상금 관련 추가 예산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법무부는 추가 예비비가 동나기 전인 지난 7월부터 기획예산처와 2차 예비비 배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분담 우려도 커진다. 국가배상금은 정부가 우선 지급하는 게 원칙이나, 지급이 늦어지면서 실제 올해 초 시 예산으로 지급된 사례가 있었다. 여기에 형제복지원 등 수용자(3만8000명)를 고려하면 향후 국가배상금 규모가 최대 3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는 이미 지난 2월 정부에 형제복지원 배상금 분담을 최소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이후 지난 7월 말 법무부와 시 실무진이 만나 국가배상금 분담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국가폭력 사건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부산시 재정 운영이 9년 만에 손실을 겪는 등 새 시정이 들어섰지만 재정난이 심각하다. 시 관계자는 “권한이 없던 지방자치제 시행 이전의 사건은 정부가 부담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국가 배상 원칙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 입법이 조속히 처리되길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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