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시기 등 후속절차 검토 중
부산 동구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가 2년여 만에 철거 수순에 들어간다. 부산시와 동구청, 시민단체 등 공동관리 주체가 최근 철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하면서 관계기관 협의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와 동구, 시민단체인 부산평화너머와 부산여성회, 동부경찰서는 이달 초 바리케이드 철거를 놓고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철거에 뜻을 모았다. 경찰은 이들 의견을 토대로 후속 절차를 검토한다.
바리케이드는 2024년 4월 한 30대 남성이 소녀상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우는 일이 발생한 뒤 설치됐다. 경찰은 구와 시민단체 요청을 받아 같은 해 5월 바리케이드를 쳤고, 이후 행사 때만 일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바리케이드가 시민의 소녀상 접근을 막는다며 설치 이후 꾸준히 철거를 요구했다. 부산여성행동 장선화 대표는 “소녀상은 시민이 위안부 피해의 의미를 기억하고 공감하기 위한 공간”이라며 “관련 법 개정으로 보호 근거도 마련된 만큼 이제는 바리케이드를 걷어낼 때”라고 밝혔다.
이번 철거 논의에는 지난 6월 시행된 개정 위안부피해자법과 지난 5월 서울 평화의 소녀상 바리케이드 철거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개정법은 위안부 피해자와 피해 사실에 대한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를 금지한다. 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가 강화되고 서울도 물리적 장벽을 걷어낸 만큼 부산에서 바리케이드를 유지할 까닭이 없다고 판단한다. 다만 개정법을 소녀상 훼손 행위에 적용하려면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개정법은 피해자 명예훼손과 피해 사실 관련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지만, 조형물 훼손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남은 절차는 경찰의 최종 검토다. 경찰은 공동관리 주체 의견과 외교공관 특수성, 주변 보안·안전을 살펴 철거 시기와 방법을 논의한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