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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수사·공소권 남용…기소 외부압력 의심” 질타에 檢 당혹

김석준 교육감 항소심 무죄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6-08-20 20:01:5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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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등 기회’ 강조한 1심과 달리
- 해직교사 특채 공익성에 방점
- 학생 학습권 중요성 등도 인정
- 된서리 맞은 檢 상고 여부 검토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향한 사법적 판단이 180도 뒤집혔다. 1심에서 직위상실형의 유죄에 처했다가 항소심에 이르러서는 무죄 판결에 더해 검찰 등의 수사·공소권의 남용까지 지적될 만큼 전혀 다른 사실 판단과 해석이 제시된 것이다. 김 교육감은 “실체적 진실이 밝혀졌다”며 환영하는 반면 된서리를 맞은 검찰은 당혹감을 내비치며 상고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내정 Vs 공정경쟁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2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민철 기자
이번 사안의 출발은 2005년 10월 ‘통일학교’ 사건이다. 전교조 부산지부 교사들이 동료 교사들을 상대로 통일 관련 강의를 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이다. 북한 역사서인 ‘현대조선력사’와 북한의 ‘선군정치’ 관련 문헌 등을 참고해 자료집을 만든 점이 문제가 됐다. 당시 강의에 나선 교사 4명은 2009년 4월 해임됐다. 2013년 2월 형도 확정됐다.

2014년 처음 교육감에 당선된 김 교육감은 취임 첫 해부터 전교조 측의 복직 요구를 받아왔다. 처음에는 고사했으나 이들의 복직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전해듣곤 2018년 2월과 9월 특별채용 가능성 검토를 지시했다. 해직교사 4명은 이듬해 1월 특채로 복직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 감사가 이뤄졌고 공수처를 거쳐 검찰에 사안이 넘겨졌다.

특채의 공익적 목적은 1, 2심 모두 인정했다. 해직교사들에게 채용 기회를 줄 필요성이 존재했고 김 교육감이 이를 추진해서 사익을 누린 것도 아니라고 판단됐다. 차이는 이 같은 목적이 공개경쟁 원칙을 위반했느냐 여부다. 교육공무원임용령상 교원 복직은 공개경쟁을 통해야 한다.

1심은 당시 채용이 외관만 공개경쟁 형식을 갖춘 사실상의 내정자 채용이었다고 봤다. 특채가 통일학교 해직교사 4명의 복직 요구에서 출발했고, 최초 계획도 이들을 대상으로 작성됐다는 점이 중시됐다. 법률자문을 거쳐 채용대상을 ‘교육활동 관련 퇴직자’로 넓히려 하자 김 교육감이 대상자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해직자’로 한정하도록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면 항소심은 목적의 공익성을 조명했다. 2016년 1월 6일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라 그 이전에 퇴직한 교사는 원칙적으로 2019년 1월 5일까지 특채가 이뤄져야 했다. 2018년 당시 해직교사들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임용 기회였다. 항소심은 당시 시교육청의 교원 결원과 경험 있는 교원 확보 필요성도 특채의 일반적인 공익으로 인정했다.

■같은 사정도 상이하게 조명

항소심은 채용 대상을 ‘교육활동 관련 해직자’로 한정한 것도 특정인 4명의 이름을 공고문에 옮겨 놓은 것과는 다르다고 봤다. 특채 관련 법률자문 이후 교육청 내부에서 2016년 1월 6일 이전 개인적 비위와 무관한 사유로 비자발적으로 교단을 떠난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 객관적인 대상 조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특채에 관해 2018년 10월 이뤄진 법률자문을 두고도 두 재판부는 상이한 판단을 내놨다. 1심은 당시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사 3명 모두가 ‘대상자와 채용인원이 같으면 공개경쟁 위반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점을 부각한 반면, 항소심은 임용결격사유(형 확정에 따른 일시적 임용 제한)가 소멸했고 3년 이상 경력자여서 특채가 가능하다고 자문한 점에 의미를 뒀다.

다만 1심도 ‘공개경쟁 원칙 위반’을 지적한 점과 별개로 김 교육감이 채용 과정에 개입해 4명 전원을 합격시켰다는 정황은 없다고 봤다. 실무자들이 교육감의 의중을 과도하게 의식한 결과일 가능성만 제시했다. 2심은 같은 사정을 달리 해석했다. 원칙 위반 자체가 없었다고 봤다. 당시 채점위원들이 외부와 단절돼 지원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평가하는 등 시험의 공정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존 근무경력이 확인된 퇴직교원을 대상으로 1차 서류심사를 간소화한 것도 통상적인 행정 범위를 벗어난 조작으로 보지 않았다.

김 교육감이 실무자에 대해 강압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실무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요나 강압적 지시를 한 바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1심은 교육공무원법상 균등한 임용 기회와 공개경쟁제도의 공정성을 우선하는 이익으로 본 반면, 항소심은 해직교사의 직업선택권과 생계, 사상·양심·학문·표현의 자유, 학생들이 다양한 역사적 이념적 관점을 접할 학습권까지 형량 대상에 포함했다. 항소심은 또 설사 직권남용이 있었더라도 형사처벌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경미한 재량권 행사라고 설명했다.

■“수사·공소권 남용” 지적

항소심 주심을 맡은 김도균 부장판사는 재판을 끝내기 전 “수사권 및 공소권 남용 여지에 대해 지적해야 되지 않나 싶다”며 감사원과 검찰 등을 질타했다. 그는 “시교육청 담당 공무원들은 법률상 논의되는 절차를 진행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을 뿐 어떠한 부정한 목적을 추구하거나 사적 이익을 도모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장기간 무리하게 진행된 감사 및 수사를 거쳐 실체와 동떨어진 허구적 사실 판단이나 왜곡된 사실관계를 전제로 기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판사로 근무해 오며 수많은 공소장을 봤지만 이 사건과 같이 (사실이) 왜곡되고 심하게 과장된 상태에서 기소된 경우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며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외부 압력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불거진 ‘감사원 정치감사’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판사의 발언에 재판에 나선 공판검사는 표정을 일그뜨리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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