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4명을 특별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처해졌던 김석준(사진) 부산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극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특별채용의 목적과 절차가 정당했고 김 교육감이 실무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고 볼 수도 없다며 1심 판단을 뒤집는 한편, 검찰의 수사권·공소권 남용까지 거론하며 공소사실이 과장·왜곡됐다고 질타했다.
부산지법 형사4-3부(김도균 부장판사)는 2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2018년 2월~2019년 1월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 사건으로 해직된 교사 4명을 특별채용 대상으로 정한 뒤 실무자들에게 공개경쟁을 가장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교육감의 직권남용 성립 여부를 세부 사안으로 나눠 따졌다. 목적이 옳았는지, 수단·절차가 정당했는지, 이익형량(여러 이익 중 무엇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한 판단) 등이 기준이었다. 재판부는 특채 목적이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해직교사들은 2009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확정돼 학교를 떠났다. 이들은 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라 2019년 1월 5일까지 특채를 마쳐야 복직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특채 검토 시기까지 3,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다. 재판부는 복직 기회가 사라지기 전 이들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또 통일학교 활동도 남북 간 이질성을 해소하려는 취지가 있어 이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복직시켜서는 안 될 인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전교조의 복직 요구에 교육감이 대응할 행정적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절차·수단도 적법했다고 봤다. 촉박한 기한에도 공개채용 절차를 밟았고, 지원 자격이 해당 교사 4명으로 한정된 것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교원이 정원보다 약 10% 모자라 충원 필요성도 있었다. 김 교육감이 법률 자문을 거쳐 특채를 재가했고 실무자 의견을 존중했으며, 결재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관계자 진술도 일치했다.
더불어 특채가 해직교사들의 ‘마지막 기회’였던 점, 해직 이후 오랜 시간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점과 명예회복이 필요한 점에 더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 및 표현과 학문의 자유와 학생이 다양한 가치관을 접할 학습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감사와 수사 과정을 문제 삼았다. 수사·공소권 남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장기간 무리하게 진행된 감사에서 허위로 인식된 사실이 공소사실에 반영됐다며 “실체와 동떨어진 허구적 사실 판단과 왜곡된 내용으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부 압력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도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실체적 진실에 근거해 현명한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무죄 선고를 계기로 해직교사 특별채용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