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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복지원 옛모습. 국제신문DB |
- 유족, 위헌이라며 재판소원 청구
- 헌재 사전심사 통과…심리 예정
국가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게 해야 할 배상 책임으로 정신적 피해만 인정한 판결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집단수용시설이자 국가폭력이 자행됐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증명 책임 등 문제로 인정받지 못했던 재산적 손해에 관한 판결이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형제복지원 피해자 A 씨 유족이 낸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신했다. A 씨 유족은 국가배상 청구 소송 확정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재판소원을 냈다. 유족 측은 “법원이 재산적 손해의 사망 원인에 관해 사실상 직접 증명에 가까운 수준을 요구한다”며 “인간 존엄과 가치는 물론 국가배상 청구권과 재판 청구권 등이 침해됐다”고 했다. 1984년 1월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간 A 씨는 수용 기간 중 사망했다. 이후 A 씨 배우자와 자녀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럼에도 유족은 법원 판결에서 재산적 손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유족에게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 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A 씨 1억 원, 배우자 2000만 원, 자녀들에게 각 1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했다. A 씨 위자료의 유족 상속도 인정했다. 이후 유족은 항소하면서 재산 손해에 따른 A 씨의 일실수익과 장례비 청구를 추가했다. 일실수익은 사망에 따른 예상 수입 상실분을 말한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부산고법)는 이러한 재산적 손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형제복지원 수용 기간 A 씨 사망이 추정되지만, 실제 사망의 직접적 원인을 수용 중 가혹행위 또는 부당한 대우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부산고법은 지난 3월 수용 기간 사망한 사정을 참작해 A 씨 2억 원, 배우자 2500만 원, 자녀들 각 1200만 원의 위자료 배상을 국가가 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불복한 유족이 상고했으나, 지난 6월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이를 기각했다.
헌재는 이번 재판소원을 두고 “국가가 사인을 불법으로 동원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침해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인과관계 증거의 구조적 편재(증거가 한쪽에 치우친 상황) 문제 등이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와 달리 피해자가 사망 원인을 입증할 증거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피해자 측이 어느 범위까지 이를 입증해야 하는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헌재는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한 부분도 살펴볼 예정이다. 헌법 위반 여부가 문제 된 사건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는지도 검토 대상인 것이다. 이 사건은 재판취소 사건 중 국선대리인이 맡아 본안 심리가 진행되는 첫 사례다.
재판소원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모두 17건이다. 지난 3월 1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접수된 재판취소 사건은 총 1946건이며, 전체 각하 건수는 1652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