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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당선인 시절 신청사 건립 예정지를 찾아 인수위원들과 사업 설명을 듣는 모습. 북구 제공 |
부산 북구가 전임 구청장이 추진하던 신청사와 공영 주차장 건립 사업에 대해 시에 감사를 의뢰(지난달 13일 자 8면 보도 등)했지만 반려됐다. 6·3 지방선거로 새롭게 취임한 민주당 기초단체장이 잇따라 전임자 사업을 중단하거나 감사 또는 조사에 나서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일고 있다.
북구는 부산시가 신청사와 만덕 2동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의 감사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두 사업은 모두 오태원 전 북구청장이 추진했다. 정명희 구청장은 취임 전 인수위원회 업무 보고 단계에서 사업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덕천생활체육공원에 들어설 신청사와 관련해서는 토지 기부 무산과 부지 선정 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은 주거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갑작스럽게 주차장 규모가 두 배 늘어난 점을 놓고 의문이 일었다. 정 구청장은 취임 후 인수위 권고를 받아들여 시에 감사를 의뢰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시는 감사를 수용하는 대신 구 자체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 구청장은 TF 단을 꾸려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외부 전문가도 위촉해 사업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는지 들여다보겠다. 사업 진행 여부는 조사 결과가 나온 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북구의회 야당 의원은 정 구청장의 행보를 신청사 백지화 수순으로 본다. 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관련 위원회와 용역을 거쳐 결정된 사업이다. 신청사 건립을 미룰수록 물가가 올라 사업비는 급증한다”며 “조사로 청사 건립이 연기되면 사업은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상구와 사하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임 구청장이 추진하던 구립 치매 요양 시설과 보훈회관 사업을 철회했다. 앞서 박재범 남구청장은 지난달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박 구청장은 2022년 1004억 원에 달하던 순세계잉여금(연간 재정 집행 후 남은 예산)이 지난해 288억 원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이 재정 악화 원인으로 오은택 전 남구청장의 공격적인 사업 추진을 지목하자 오 전 구청장도 반박에 나섰다. 오 전 구청장은 4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구청장의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를 바탕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고소 등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우성빈 기장군수는 지난달 29일 부정부패, 낭비성 의심 사업 전수조사 TF 단을 발족했다. TF 단은 완료된 사업이라도 부정부패 등이 의심되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우 군수 행보에 국민의힘 기장군 시의원과 군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시민단체는 의혹이 있는 사업은 객관적 조사를 진행하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권고한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신임 지자체장은 전임자 사업을 확인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 다만 사업 성격과 진행 정도에 따라서 판단할 문제다. 전임자 사업이라고 무조건 백지화하면 행정의 연속성이 흔들리고 공무원과 지역 주민이 혼란을 느낄 우려가 있다”며 “의구심이 드는 사업은 경과를 살핀 뒤 공론화 과정을 밟아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