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3개 시·도연구원 특별연합 제안
- 정부 승인에도 2022년 규약 폐기 결정
- 전문가 “부울경 통합 단계적으로 가야”
2022년 4월,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의회와 행정안전부는 메가시티에 해당하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승인했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특별지방자치단체였다. 그러나 반 년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3명의 시장·도지사는 부산시청에 모여 스스로 규약을 폐기하기로 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출범 한 번 못한 채 사라졌다. 행정통합을 먼저 출범시킨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AI·반도체 프로젝트를 유치하며 앞서가고 있다.
부울경을 한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시도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 5+2 광역경제권 정책이 출발점이었다. 이후 김태호·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각각 통합안과 특별자치도 안을 내놨다. 2018년에는 동남권상생협약을 맺었고 이듬해에는 동남권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2020년부터는 3개 시·도연구원이 공동연구에 들어가 특별연합 구성을 제안했다. 2021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부울경은 곧바로 합동추진단을 꾸렸다. 그 해 7월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낙마했음에도 3개 시·도는 25명 규모 추진단을 다시 꾸려 협의를 이어갔다. 그 결과 2022년 4월 정부로부터 특별연합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그 해 6월 지방선거로 판이 뒤집혔다. 특별연합에 우호적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울산 송철호 시장마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부울경 단체장 세 자리 모두 국민의힘으로 바뀌었다. 김두겸 시장은 특별연합 대신 경북 포항·경주와 별도 연합을 모색하다 특별연합 중단을 선언했다. 경남도 행정통합으로 갈아탔다. 같은 해 10월 12일 3명의 시장·도지사 회동에서 결국 폐기가 확정됐다. 대안으로 나온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은 2023년 3월 출범했다. 하지만 독립적 행정기구가 아닌 단순 협의체에 가까워 한계가 뚜렷했다.
지난 1월 이재명 정부가 행정통합에 파격적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전남·광주 대구·경북 대전·충남이 행정통합을 추진했다. 지난 4월 14일 부산 울산 경남 지자체장 선거에 나선 전재수 김상욱 김경수 후보가 메가시티 복원을 선언하자, 같은 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다. 다만 발표 때 공언한 경제자유구역 지정·관리권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한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사업별 관계기관 협의와 대통령령 기준을 따라야 한다. 주장과 실제 법안 내용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은 더불어민주당, 경남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선출됐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은 메가시티 복원을 주장했다. 반면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에 선을 긋고 곧바로 행정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본다. 부산·경남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활동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세 광역지자체가 한번에 통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남 내부에서도 찬반이 확실하게 갈리는 등 해결해야 할 게 많은데, 이들 지역 시·도민 의견을 모은다는 건 해결이 불가능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같은 광역시인 부산과 울산이 먼저 특별연합을 구성해 통합으로 나가고, 경남이 나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