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대전환은 한국교육 대전제
- 앞으로 4년간 준비와 실천 매진
- 인프라 갖춘 부산, 표준 될 수도
- 드라마 ‘참교육’ 교육문제 짚어
- 해결방안 모색할 계기로서 의미
사상 최초 4선 교육감 고지에 오른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AI 대전환’을 부산 교육의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부산이 타 지역보다 앞서 블렌디드 수업환경을 구축한 점을 들며 “부산 교육이 대한민국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제신문은 지난 25일 부산시교육청에서 김 교육감을 만나 부산 교육이 직면한 과제와 앞으로의 교육 정책에 대해 물었다.
-사상 최초로 4선 교육감이 됐다.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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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I 대전환을 부산 교육의 주요 과제로 꼽는 등 향후 4년간 교육감직 수행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한 번 떨어진 것이 아니겠나(웃음). 지난 9년간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공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교육복지를 두텁고 탄탄하게 해서 학교 혁신의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온 성과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자, ‘부산교육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도약시키라’는 시민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낡은 이념공세나 정치적 구호보다 검증된 경험과 정책의 안정성을 선택해 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선거를 통해 ‘사상 첫 4선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이는 미래교육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는 책임을 맡겨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은 어떻게 평가하나
▶어질러진 것을 정리하고 정상화하는 기간이었다. 교육가족들의 마음을 많이 듣고 그 분들의 다친 곳을 많이 가다듬었다. 학력 개발이라는 분야에 있어서도 학교 현장에 전혀 수용이 안 되는 사업이 많아 중지시켰다. 얼마 전 화제가 됐던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6면 보도)도 전임 하윤수 교육감 때 가능하도록 길을 닦아놓았던 것이다. 대안교육기관이나 대안학교에 대한 업무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완화시키고 무너뜨리는 것은 안 된다고 보고 규정대로 했다. 그런 것들이 이제 원위치 정도는 됐다고 보고, 이제부터 도약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임기는 민선 5기의 잔여 임기여서 1년 남짓이었다. 다시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 소감은
▶당선의 기쁨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먼저 느낀다. 선거 과정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현재 교육계는 AI 대전환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이 4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산교육이 도약할 수도 있고 뒷걸음질을 칠 수도 있는데, 그런 전환기에 제대로 준비되고 검증된 교육감에 대한 시민의 요구와 기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앞으로 4년간은 AI 대전환에 제대로 대응해 미래 교육을 가장 확실하게 해 나갈 수 있는 준비와 실질적인 실천을 하고자 한다.
-AI 대전환도 부산 교육에 있어서는 큰 도전이라고 보나
▶그렇다. 이는 부산 교육만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 전체가 같이 맞닥뜨린 문제고 더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도 같이 고민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산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다른 지역보다 앞서 블렌디드 수업환경을 한 차례 경험한 바 있어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돼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AI가 가져올 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겠나. 부산 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AI를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AI 리터러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것 같다.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AI 리터러시는 AI의 개념·원리를 이해하고, 도구를 활용하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윤리적으로 책임지는 역량을 키우는 접근이 핵심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독서·토론·예술교육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도 함께 키우고자 한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답을 내놓더라도, 무엇이 옳고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힘은 결국 인문학에서 나온다.
-AI 이외에도 부산 교육의 중점 과제가 있다면?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간중심 미래교육, 학력과 마음을 함께 키우는 맞춤교육, 교사와 학생을 모두 지키는 안심교육, 존중과 배려로 함께 크는 시민교육, 가족처럼 힘이 되는 따뜻한 행복교육 등 다섯 가지가 핵심 방향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정서적인 취약성도 나타났고, 학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학력과 마음을 같이 챙기는 맞춤 교육을 하겠다는 내용을 공약했다. 그리고 공약에는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부산은 더 심각하다. 지역별로도 어떤 곳은 과밀 학교가 있고 어떤 곳은 소멸 학교가 생기기 때문에 학교를 신설하거나 재배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공동화가 발생한 원도심은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 자체가 쇠퇴하기 때문에 특색 있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등으로 살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중점 과제로 학교 재배치 등을 언급했는데 얼마 전 남구 신연초는 재개교를 했다. 부산에선 첫 사례인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신연초는 학교가 있는 우암동의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폐교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일대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일정한 시기만 지나면 또 다시 취학 아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휴교 조치를 한 뒤 학교를 증축하고 노후 시설을 개선했다. 지난 10일에는 부산 최초의 재개교를 기념하는 행사도 열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신연초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신연초의 사례처럼 도시계획 등 변화 속에서 학교가 폐교할 것인지 휴교 후 재개교할 것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도체마이스터고 지정이 이번에 결실을 거뒀다. 앞으로의 타임라인은?
▶지난해 재선거 당시 부산전자공고의 반도체 분야 마이스터고 전환을 공약하면서 올해 2월 정도에 결정이 나면 내년 3월 개교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교육부가 선거 이후에 발표하면서 2028년 3월 개교로 밀려버렸다. 시교육청으로선 상대적으로 교과별 연수라거나 준비를 좀 더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내년에 개교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해 온 학생들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측면도 있다. 시교육청은 1년 더 시간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꼼꼼하게 준비해 나가겠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보셨나?
▶지난 주말 10화를 정주행했다(웃음). 지금 우리 학교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잘 짚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드라마다 보니 현실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해결 과정에 있어서도 법이나 제도, 문화를 바꿔서 근본적으로 해결해 가기보다는 슈퍼맨이 한 방에 해결하는 방식으로 교육 현장을 정상화할 수는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신뢰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문제를 제기하고 고발한 것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고, 이를 계기로 우리가 학교 현장의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번에도 시의회 다수당은 국민의힘이지만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부산시-시의회와의 협치 방안은 무엇인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교육은 부산시와 시의회,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첫 임기 때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인 서병수 전 시장이었고, 시의회 46명 중 44명이 새누리당이었다. 그 때 화두가 됐던 것이 무상급식인데, 다음 해 예산이 3000억 원 정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감 1호 공약이기 때문에 원어민 강사를 줄여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걸 내가 당시 상하이 출장 중에 1년 유예했는데 “김석준이 맛이 갔다”는 등 온갖 비난을 받았다(웃음). 그 후 서 전 시장과 담판해서 양보를 이끌어냈다. 이렇듯이 진솔하게 현실을 놓고 실사구시해야 한다. 지금도 시의회의 절대 다수는 국민의힘이지만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교육이 진영논리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이번에 취임하는 전재수 시장, 시의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부산 교육의 미래발전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
-해직교사 특별 채용을 둘러싼 2심 공판이 얼마 전 있었다. 1심에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변호사의 자문을 거치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 해직교사들을 공개 채용한 것이기 때문에 ‘특혜 채용’이 아니라 법으로 보장된 ‘경력교원 채용’이다. 1심에서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고, 이번에 제기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의 표적 감사나 강압 조사, 회유 등의 부분은 1심에선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도 2심에선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최선을 다해 대응하면 1심과는 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소심에서 실체적 진실에 근거한 판단을 받아 부산 교육가족과 나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