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시지사·국제신문 공동 기획
“평생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전기와 물이 끊길까 봐 걱정입니다.”
부산 해운대구에 홀로 사는 김은호(가명·83) 어르신의 하루는 불안 속에서 시작된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택시 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왔지만 많은 나이 때문에 일을 그만둔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반복되는 검사와 입원 치료, 늘어나는 약값과 병원비에 노후를 위해 아껴둔 생활비가 빠르게 바닥났다.
현재 김 어르신은 기초생활수급 주거급여와 기초연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통증과 복통으로 의료기관을 자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의료비 부담은 갈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울감과 불안 증상까지 심해져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건강 악화는 주거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안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생 상태가 최악 상황이다. 지난해 복지관의 도움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졌지만 근본적인 생활고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경제적 어려움은 또 다른 위기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밀리기 시작한 아파트 관리비가 쌓이면서 현재 체납액은 125만 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관리사무소로부터 단전·단수 예고 통보까지 받았다.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되면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절박한 상황이다.
김 어르신은 도움을 요청할 가족도 없다. 오랜 시간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생활해왔고 위기 상황을 함께 나눌 이웃이나 지인도 많지 않다. 그는 밀린 관리비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 치료를 미루면서까지 버티고 있지만 치료를 줄일수록 건강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복지 관계자는 “관리비 체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주거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역사회의 관심과 긴급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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