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금정산국립공원 파리봉 일원 전경. 이원준 기자 |
부산의 진산(鎭山)인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에는 시민단체의 공로가 혁혁했다. 국립공원 지정이 이뤄진 현재, 시민단체는 향후 시민을 위한 국립공원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국립공원에 걸맞은 보전 중심의 관리 체계를 확립하되, 시민 참여를 통한 운영 원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5일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추진 활동을 이어온 각 시민단체는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관해 “이용 편의 확대보다 보전 중심의 관리 체계를 우선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종인 금정산시민본부 대표는 최근 진행 중인 금정산국립공원 관리계획 논의와 관련 “국립공원이라면 그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반려동물 출입 등의 제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20년간 꾸준히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운동을 펼친 인물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과 함께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그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인 만큼 시민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일부 구역을 정해 레저 활동을 허용할 수는 있지만 기본 원칙은 보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보전과 동시에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정산 보전 활동을 이어온 유진철 금정산보존회 회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로 관리 인력과 예산 부족 문제를 꼽았다. 그는 “국립공원 지정 이후 탐방객은 크게 늘었지만 현장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불 감시와 계곡 관리, 불법시설 정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회장은 “도심형 국립공원인 금정산은 사람 우선보다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국립공원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 역시 꾸준히 금정산 보호와 국립공원 지정 추진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시민 참여를 통한 운영 원칙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자유롭게 이뤄진 다양한 산행과 이용 행위가 자연공원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시민의 일상적 이용과 보전 가치 사이에 새로운 긴장이 생겼다”며 “어떤 행위는 제한돼야 하고, 어떤 행위는 어떤 조건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 원칙과 기준이 사회적으로 합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과 지역 공동체, 전문가,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결과가 보전관리계획에 담겨야 한다”며 “보전관리계획은 단순한 행정문서가 아니라 수십 년 금정산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적 약속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정산은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국립공원인 만큼 시민의 참여로 운영 원칙도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