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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연제구 시내버스 차고지. 국제신문DB |
2007년 도입 이후 20년 가까이 부산 대중교통의 근간을 지탱해 온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개편을 위한 수술대에 오른다. 부산시가 막대한 재정 부담과 복잡한 이해관계 충돌로 그간 쉽게 꺼내지 못했던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 전환 카드를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시는 현행 준공영제의 한계를 정밀 진단하고 공영제 도입의 실익을 본격적으로 비교 분석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지역 교통 정책 대전환이 예고된다.
시는 ‘부산광역시 대중교통 운영체계 전면 재검토 용역’을 발주했다고 25일 밝혔다. 7억 원을 투입해 24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이 용역은 과업 배경으로 “현행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협약에 따른 재정 지원 구조 내에서 적자 누적이 심화해 미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준공영제의 주체별 역할과 책임 구조를 비교 진단하고 대안으로 공영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버스 노선권과 차량·차고지 등 자산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완전 공영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30여 개 버스 업체가 운영 중이다. 특히 보유 대수 100대 미만의 중소 규모 업체들은 관리 인력과 정비 시설의 중복 투자가 발생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것이 시의 분석이다. 용역에는 업체 간 인수·합병(M&A)을 유도해 ‘보유 대수 200대 이상’의 대형 법인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구상도 담겼으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형화 유도를 공영제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해석하기도 한다.
공영제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이다. 준공영제를 공영제로 바꿀 경우 수조 원에 달하는 초기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시가 운행 중인 시내버스 약 2500대를 직접 매입해야 하는데, 차량 한 대당 전기버스 기준 2억~3억 원임을 고려하면 차량 매입 비용만 5000억~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30여 개 업체의 차고지 및 면허 보상비, 운수종사자 약 6000명의 공공기관 전환에 따른 퇴직금 승계와 임금 체계 재설계 비용까지 더해지면 전체 초기 비용은 조 단위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공영제로 전환하더라도 기존 체제에서 매년 2000억~3000억 원씩 투입되던 재정지원금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향후 용역 과정에서 부산시의회와 버스 업계, 노동조합, 시민사회가 저마다의 입장을 두고 격렬하게 맞부딪힐 공산이 크다. 시 역시 이러한 진통을 의식한 듯 용역 과정에서 시민과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두 차례 이상 개최하도록 했다.
시는 과업지시서를 통해 “이번 용역 결과는 향후 부산시 대중교통 혁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초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과거의 관행과 비효율적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미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실효성 있는 대중교통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